메가데스 파냐, 메탈리카 파냐 묻던 소싯적의 물음도 어느덧 마지막 장을 맞이한다. 메탈리카의 시작을 함께한 기타리스트 데이브 머스테인이 약물로 인한 팀 내 갈등으로 낙오된 뒤 새로 규합한 밴드 메가데스. 팝 메탈과 얼터너티브 록 시대를 지나오면서도 지켜온 뚝심과 유행을 비껴가면서도 유지한 정상의 자리, 수천만 장 이상의 판매량까지 꼭 스래쉬 메탈 신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뒤따른 후배 그룹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렇게 40년이 흘렀고, < Megadeth >는 은퇴를 결심한 이들의 마지막 앨범이다. 멈춤 선언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니 노장의 빛나는 뒷모습이 아쉬움을 배가시킨다.
최후의 작품이라고 구태여 느슨한 안녕을 고할 필요는 없다. 언제나 그랬듯 당장 쥘 수 있는 최대한의 힘으로 주먹을 날릴 뿐이다. ‘Tipping point’로 시작해 ‘Let there be shred’에 닿는 초입의 질주는 메가데스의 본격 시작을 천명한 두 번째 앨범 < Peace Sells… But Who’s Buying? >과 너바나 등장 직후 대중 노선과의 타협으로 꾸린 < Countdown To Extinction >의 적절한 교배를 그린다. 뒤이은 연결은 밴드의 역작 < Rust In Peace > 식의 의도된 무질서함을 자랑하나 특유의 냉소한 태도만을 유지한 채 되레 21세기 이후 발매한 다수 작품의 단독 싱글 수준으로 분한다. 그렇지만 위아래로 반음계씩 변화하는 크로마틱 진행을 위시한 개별 곡의 전개가 꽤나 자연스러워 흐름은 적절히 이어지는 모양새다.
< Megadeth >의 백미는 단연 보너스 트랙으로 실린 마지막 넘버 ‘Ride the lightning’이다. 메탈리카의 명의로 발표된 그 곡이 맞다. 두 밴드의 기나긴 악연과 그간 멤버들이 보여준 적대 행위도 오래전 이야기. 풀어졌다가도 다시 싸우기를 반복했으나 일흔을 바라보는 오늘날 묵혀둔 응어리는 더 이상 품고 갈 무언가가 아니다. 메탈리카 2집의 동명 트랙 ‘Ride the lightning’은 데이브 머스테인이 그곳을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작곡한 곡 중 하나로 그의 주무기인 스파이더 코드가 가장 아름답게 사용된 스래쉬 메탈의 교보재로 남았다. 양 갈래로 뻗어나간 장르의 두 거목 중 하나의 해가 일몰을 마주하며 마지막으로 고른 곡이 다름 아닌 자기 뿌리를 들추는 경외의 산물이었으니 서사의 감동적인 갈무리를 목격한다.
지금껏 대체로 삼 년을 넘기지 않으며 열일곱 장의 정규 음반을 내온 메가데스의 마지막 연주에 대중은 박수를 보냈다. 밴드는 결말에 와서야 처음으로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을 만끽했다. 두꺼운 디스코그래피 속에서도 택한 적 없던 셀프타이틀 음반이 만든 성과다. 자신의 이름으로 정한 앨범명은 잰척하며 비아냥대던 그간 메가데스의 형상과 어딘가 어색하면서도 지금까지 메가데스였다고 손을 흔드는 듯 아련한 감상을 안긴다. 때론 시류에 떠밀려 타 장르와의 외도를 감행하기도 했지만, 강성한 메시지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마찬가지로 헤비메탈 신을 지탱하던 하나의 단락이 모두 쓰였다 하더라도 그 언어는 흩어지지 않을 것이다. 메가데스의 40년 역사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수록곡-
1. Tipping point [추천]
2. I don’t care
3. Hey god?! [추천]
4. Let there be shred
5. Puppet parade
6. Another bad day
7. Made to kill
8. Obey the call
9. I am war
10. The last note [추천]
11. Ride the lightning (Bonus Track)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