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재킷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폐허 위에 선 냉혈한 사이보그 검객처럼, 메가데스의 열다섯 번째 정규앨범 < Dystopia >는 전에 없이 차갑고 기계적인 건조한 사운드로 디스토피아의 풍경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테크닉으로는 정평이 난 기타리스트 키코 루레이로(Kiko Loureiro)의 영입으로 더욱 정교해진 리프, 빈틈없이 치밀한 전개 위로 쏟아지는 데이브 머스테인의 냉소적인 보컬, 그야말로 완전건조의 메탈이다.
직선적이고 날렵했던 초창기의 스타일로 돌아갔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The threat is real'의 도입부는 감전될 것처럼 찌릿찌릿하고, 'Fatal illusion'의 리프와 베이스 라인은 영락없는 초기 메가데스식 스래쉬 그루브다. 밴드의 오랜 장기인 고음 현 중심의 하이톤 기타 리프와 프로그레시브적 구성미는 타이틀곡 'Dystopia'에서 유감없이 빛난다. 'Poisonous shadows'처럼 묵직한 무게감을 보유한 곡이나 후기의 스타일을 잇는 'The emperor' 같은 곡도 있지만, 앨범의 전체적인 속도감은 전성기 명작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앨범 발매를 맞아 새로 정비한 라인업이지만 멤버들의 연주는 어색함 없이 잘 어우러진다. 브라질 파워메탈 밴드 앙그라(Angra) 출신 기타리스트 키코 루레이로의 솔로가 순간순간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녹음에만 참여한 램 오브 갓의 드러머 크리스 애들러(Chris Adler)는 강한 타격감과 스피드로 곡의 호흡을 살려준다. 그래도 역시 앨범의 가장 굳건한 기둥은 음악성이 녹슬지 않은 데이브 머스테인과 오랜 세월 그를 보좌해 온 베이시스트 데이비드 엘렙슨(David Ellefson)의 호흡이다. 'Bullet to the brain'에선 자로 잰 듯 깔끔하게 떨어지며 곡 전체의 리듬감을 살리는 이들의 능란함이 돋보인다.
세상을 '자전하는 재앙'이라 표현하고('Post-american world'), 서구 문명 전체를 부정하며('Lying in state'), 현재 미국의 정세에 딱 어울리는 하드코어 펑크 밴드 피어(Fear)의 곡 'Foreign policy'를 리메이크했다. 사회에 대한 불만과 냉소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데이브 머스테인의 가사는 여전하지만, 메탈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던 트럼프 지지 선언 이후 그의 음악에 담긴 메시지가 대중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간만에 나온 복귀작의 출중한 음악성과 대비되는 그의 종잡을 수 없는 언행이 아쉬울 뿐이다.
-수록곡-
1. The threat is real [추천]
2. Dystopia [추천]
3. Fatal illusion [추천]
4. Death from within
5. Bullet to the brain [추천]
6. Post-american world
7. Poisonous shadows [추천]
8. Conquer... or die!
9. Lying in state
10. The emperor
11. Foreign polic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