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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우리
러블리즈(Lovelyz)
2019

by 김도헌

2019.05.01

매너리즘이 들린다. 메이저 스케일 전개를 마이너 스케일의 후렴으로 옮겨가며 아련함을 강조하는 작법이 전 싱글 ‘찾아가세요’와 다르지 않다. 같은 작곡가의 작품이긴 해도 썩 반가운 형태는 아니다. 차별점이라면 후반 브릿지 파트를 제외하고 오케스트라 구성을 상당수 걷어내며 신스음을 정교하게 배치한다는 것인데, 이를 통해 처지는 부분 없이 속도감을 높이고 레트로 무드로 노랫말을 뒷받침한다. 다만 이것도 ‘안녕(Hi~)’, ‘그날의 너’, ‘지금, 우리’를 통해 익숙한 프로덕션이다.


일상 속에서 근사한 비유를 찾아내던 가사도 평이해졌고 튀는 부분 없는 멜로디도 매력적이지 않다. 현상 유지의 목적이 짙어 디스코그래피에서 유의미한 싱글이라 보기도 어렵고 눈에 띄는 호응을 불러온 것도 아니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그룹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서라도 커리어 고착화를 경계할 필요가 있는데, 기존에도 좁았던 운용의 폭을 더욱 좁히는 모습이다. ‘믿고 듣는’의 수식어 아래 골든 타임을 놓친 건 아닐까.

김도헌(zener121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