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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너
러블리즈(Lovelyz)
2018

by 황선업

2018.04.01

'Ah-choo' 한 스푼, 'Destiny' 한 스푼, '종소리' 한 스푼. 펑. 이렇게 탄생된 노래처럼 들린다. 1990년대를 연상케 하는 아련한 전주, 신스를 중심으로 리드미컬하게 전개되는 구성과 의성어를 적극 활용한 가사까지. 자신들의 정수를 모으고 모아 내놓는 종합선물세트. 사랑이면 사랑으로, 이별이면 이별로 주욱 뻗어나가던 노랫말 대신 헤어짐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주인공으로 분하고 있다는 점도 맘에 든다.


다만 스윗튠을 기용해 나온 결과물이라는 점은 아쉽다. 스윗튠의 곡은 아무래도 특유의 역동성이 백미인데, '종소리'도 그렇고 굳이 다른 지휘자를 앉혀 원피스가 떠오르는 곡들을 발표할 바엔 그냥 원피스를 계속 기용하는 것이 일관성 측면에서 좋지 않을까 싶다. 'Ah-choo' 급의 대박을 위시한 단기적 성과에 매몰되어 자꾸 이런저런 변화를 모색하는 것 같으나, 이들의 이미지는 이상하리만큼 견고해져 어떤 시도에도 쉽사리 함락되지 않는다는 것이 불가사의. 사실 이건 리드보컬인 케이의 음색이 가진 운신의 폭이 그리 넓지 않은 것이 원인이기도 한데... 그게 지금은 발목을 잡는 것 같아도, 일관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장점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러블리즈만큼 한 길을 걷는 그룹, 아이돌 신을 슥 둘러본다 한들 쉬이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사실이니까.


그래도 타이틀은 '미묘미묘해'였으면 좋았을텐데...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