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순 걸 그룹 시대의 수많은 소녀 속에서도 'Ah-choo'의 감정선은 더욱 여리며 아련하다. 전작의 스트링 세션을 대체하는 피아노 연주로부터 펼쳐지는 1980년대 스타일의 신스팝, 그 위에 하늘하늘 얹히는 작사가 서지음의 노랫말은 판타지 속 순수한 10대 소녀의 첫사랑을 불러온다. 새 파트너 윤상과 그 작곡팀 원피스(Onepiece)의 타이틀 전담은 좋은 선택이다.
감정선의 힌트는 '어제처럼 굿나잇'에서부터 제시된 바 있지만 전 타이틀 'Candy jelly love' 같은 경우 그 이미지에 집중한 나머지 역으로 음악이 묻혀버리는 단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다행히 '안녕(Hi~)'으로부터 찾은 멜로디라인 강조와 임팩트 삽입의 해법은 'Ah-choo'에도 순조로이 이어지며 어느 정도 러블리즈 스타일이라 할 수 있는 틀을 잡아가는 모습이다. '이별chapter 1'과 '비밀여행', '놀이공원'이 이를 뒷받침했다면 < Lovelyz8 >에는 선 공개된 어쿠스틱 발라드 '작별하나'가 훌륭히 순수한 감성을 지원한다.
다만 다른 식의 활로도 염두에 둔 탓인지 겹치지 않는 작곡 크레딧처럼 앨범의 기조가 통일되어있진 않다. 기존 시스템에 가까운 '작별하나'와 '예쁜 여자가 되는 법'과 '새콤달콤'의 에이핑크형 모델, SM 걸 그룹 스타일 발라드 '라푼젤' 등 다양한 포맷이 혼재하고 있다. 이미 존재하는 표본에 충실한 트랙들은 앨범 단위 결과물로 일관성을 해칠 정도는 아니지만 하나로 정렬되었던 < Girls' Invasion >과 비교하면 마니아층을 넘어 넓은 취향 층을 공략하고자 하는 의도에 이것저것 따라가 본다는 느낌이 강하다. 물론 그중에는 허밍어반스테레오 특유의 감성이 빛나는 '예쁜 여자가 되는 법'처럼 새로운 대안의 가능성을 비추는 결과도 있다.
작금의 경쟁 상대들과 비교해보자면 러블리즈는 곡 퀄리티에서 앞서나가지만, 범대중적인 공감과 선호는 살짝 모자란 느낌이 있다. 지금까지가 '판타지 속 10대 소녀'의 안정화 작업이었다면, 이다음엔 조금 더 치고 나갈 필요가 있겠다. 기반은 충분하다.
- 수록곡 -
1. Welcome to the Lovelyz8
2. Ah-choo [추천]
3. 작별하나 [추천]
4. Hug me
5. 예쁜 여자가 되는 법 [추천]
6. 새콤달콤
7. 라푼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