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갯소리로 이 앨범에 '바이 바이 체크'라는 부재를 붙여보고 싶다. 글렌체크의 김준원이 전체적인 프로듀싱을 일임하면서 바이 바이 배드맨은 이전에 없던 음악적 변모를 감행했다. 이는 드럼을 담당하던 멤버 정한솔의 탈퇴로 인한 필연이었을까 아니면 발전과 실험을 거듭해야할 뮤지션으로서의 의무와 숙명이 담긴 우연이었을까.
굳이 전작과의 차이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브릿팝의 건들거리는 질감을 유감없이 보여줬던 1집 < Light Beside You >도, 힘을 빼고 톤을 낮췄던 EP < Because I Want To >도 < Authentic >의 세계에는 없다. 둥글둥글하게 재단된 키보드에 보컬은 리버브를 머금어 데뷔 시절보다 훨씬 흐릿해졌다. 'Bee'나 'Low'같은 곡들에서 들었던 질주하는 솔로 파트나 리듬터치도 없다. 난데없는 신스팝 밴드의 출현이다.
이 모든 것을 뜬금없는 외도로 치부하기에는 바이 바이 배드맨이 지속적으로 유지해왔던 빈티지라는 맥을 무시할 수가 없다. 곡들의 주조에 사용된 1990년대 신디사이저의 사운드나 그 시대의 브릿팝 보컬들을 연상시키는 정봉길의 목소리 등은 이 젊은 밴드가 어떤 식으로 자신들이 영향 받은 음악적 대상을 무형의 산물로 재현시키는지 보여준다.
'바이 바이 체크'라는 언급에 대한 해명도 해야겠다. 새로운 길로 접어드는 과정에 대해 적당한 명분을 취득했음에도 편곡이나 곡 구성에 있어서 글렌체크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Birthday'의 경우는 전반부 신디 사운드를 배치하는 방식이 글렌체크의 'Paint it gold'를 닮았고 'Lovelouse'의 베이스음을 둥둥 튀기다가 전주를 연주하는 도입방식 또한 글렌체크 팬들에게는 익숙할 테다. 굳이 세부적으로 집어내지 않아도 프로듀서 김준원의 숨결은 곳곳에서 느껴진다.
< Because I Want To >이후 소속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립하려는 의도로 만든 두 번째 결과물이다. 같은 또래의 뮤지션 김준원에게 도움을 청한 것도 신스 팝의 수혈을 받은 것도 독립적인 방식으로 자신들의 작품을 만들고자 한 의지에서 나온 것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반가움과 떠나보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동행한다. 그럼에도 바이 바이 배드맨이 현 인디 씬에서 가장 'Young wave'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밴드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수록곡-
1. Young wave [추천]
2. So far
3. Birthday
4. Moon
5. Celebration
6. Stranger
7. Island island
8. Horizon
9. Invisible
10. Lovelouse [추천]
11. Love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