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의 이름만 보고 (피처링을 보고 한 번 더) 설레는 것은 오랜간만이다. 사실상 음악활동을 접은 한대수가 후배를 위해 기꺼이 마이크 앞에 섰다. 세월에 취한 노곤함 속에서 호기는 줄었으나 존재감은 밀리지 않는다.
이승열의 노래는 목소리다. 유앤미 블루(U&me Blue) 시절부터 그는 주로 곧고 반듯한 보컬을 구사했다. 신비스럽고 충만한 목소리를 이번만큼은 흐트러뜨리고 풀어헤쳤다. '그러다 오십 되는 거야’ 라는 직설적이고 가벼운 화법도 그동안의 궤적에서 빗겨 선다.
오르간의 블루지한 질감과 훅(Hook)도 각별하다. 그동안 그의 노래에는 훅의 자리를 따로 찾을 수 없었다. 예수님, 부처님, 알라신을 아우르는 훅이라니 어찌 이 곡을 경배하지 않을 수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