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데이(Green Day)가 많은 이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출중한 멜로디와 그 안에 담긴 유쾌한 공격성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부시 전 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분노를 컨셉으로 한 전작 < American Idiot >은 거기에 덧붙여 이들이 생각보다 스케일이 큰 음악을 할 수도 있음을 증명했다. 'Jesus of surburbia'와 'Homecoming'은 특히 그린 데이의 펑크가 다른 밴드의 지루한 펑크(Punk)와 어떻게 다른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어쨌든, 멜로디를 기가 막히게 잘 쓰지만 펑크 밴드의 애티튜드도 갖춘 이들은 그 이율배반적인 매력으로 이름을 떨친 밴드다. 이번에도 그 요상한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을까.
만약 이번 신보가 < American Idiot >과 같은 컨셉 앨범이라면 이번 싱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해야만 할 것 같다. 전체적인 구성을 놓고 봤을 때 어떤 역할을 하는 곡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곡 하나만 놓고 본다면 무턱대고 낙관론을 펼치기 힘들다. 우선 멜로디가 너무 평범하고 힘이 없다. 곡에 어떠한 변곡점도 새기지 않는 밍숭맹숭한 멜로디는 스피커의 볼륨을 아무리 높여도 이렇다 할 감흥을 선사하지 못한다. 코러스와 브릿지의 멜로디 모두 평균 수준에 머무르고 만다. 그 때문인지 꽤 선동적인 가사를 담고 있음에도 일말의 심적 동요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 곡 하나로 단정짓고 싶지는 않지만 이들의 감각이 예전만 같지 않음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