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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줘
검정치마(The Black Skirts)
2008

by 박효재

2008.12.01

국내 인디씬의 한계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루저의 정서를 벗어난 점이 무엇보다 반갑다. 이들의 음악은 한마디로 개구쟁이다. 긍정이나 낙관도 아닌 즉흥적인 감정의 발산이 주가 되기에 그런 정의가 억지는 아닐 것이다. 그런 개구쟁이 정서를 받쳐주는 사운드는 매우 탄력적이고 의외로 내용이 충실하다.


오락기 사운드로 포문을 여는 소리는 내내 찰기를 잃지 않는다. 징글쟁글한 기타톤과 드럼비트로 악센트를 주는 방식은 전형적인 파워팝이지만, 로파이(Lo-Fi)의 적당히 몽환적인 무드, 그리고 펑크의 직선적인 맛도 있기에 심심하지 않다. 무엇보다 무심코 들어도 결코 잊혀지지 않을 중독적인 멜로디가 강점이다. 독특한 밴드이름이나 사차원적인 가사만으로 키치로 단정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박효재(mann61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