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Franz Ferdinand
프란츠 퍼디난드(Franz Ferdinand)
2004

by 김獨

2004.06.01

영국의 고집스런 음악 잡지 <뉴 뮤지컬 익스프레스> 최근호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의 4인조 신예 록 그룹 프란츠 퍼디난드(Franz Ferdinand)를 표지 모델로 내세운 기사에서 “영국의 최우수 신인 밴드”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제 막 첫 비행을 시작한 밴드를 향해 비단 영국 언론만이 호들갑을 떠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반응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LA 타임스>지는 “전설적이다... 2004년 그 첫 번째로 위대한 록이 도래했다”라 보도했고, <스핀>지도 “타이트한 일렉트릭 기타 라인... 쾌활하고 유쾌한 코러스... 올해의 유망주...” 등 호의적인 평가로 한몫 거들고 나섰다.


화이트 스트라입스, 스트록스, 바인스, 도브스, 코럴 등이 출현했을 당시가 생각나는가. 또 하나의 거물 밴드 등장을 알리는 서구 언론의 뜨거운 홍보 문구는 록 마니아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보컬과 기타를 맡는 프론트맨 알렉스 캐프라노스(Alex Kapranos)와 닉 맥카시(Nick McCarthy, 기타), 밥 하디(Bob Hardy, 베이스), 그리고 폴 톰슨(Paul Thomson, 드럼)으로 구성된 프란츠 퍼디난드의 첫 이미지는 발음부터 독특한 팀 명만큼이나 어떤 스타일의 록을 들고 나왔을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밴드라는 것이다. 그룹명은 특이하게도 제 1차 세계 대전의 도화선이 된 암살 사건의 희생양이었던 오스트리아 황태자의 이름을 따온 것. 영국 매스컴을 통해 “인터폴(Interpol)에 대한 스코틀랜드의 대답”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사운드는 포스트 펑크의 입김이 거세다.


그들의 시작은 여느 밴드와 별 다를 바 없다. 2001년에 멤버들이 하나씩 의기투합했고, 2003년 EP 앨범을 홍보용으로 내놓으며 올 2월 본격적인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으로 그 시작을 알린 것이다. 간결한 기타 스트로크가 전면에 펼쳐지는 첫 싱글 ‘Take me out’은 영락없이 게라지 록과 펑크의 리바이벌이다. 과거 조이 디비전, 버즈콕스를 연상시키는 초고속 펑크 공세와 뉴 웨이브가 결합된 ‘The dark of the Matinee’, ‘Cheating on you’ 등의 수록곡들은 몸을 들썩이며 춤을 추기에 적당한 댄서블한 로큰롤 정도로 해석 가능하다. 밴드는 벌써부터 열광적인 팬들로 인해 글라스톤베리 등 각종 페스티발의 계획을 꽉 잡아놓고 회색 빛 하늘 나라를 흥분시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또한 “우리의 다음 앨범은 내년에 발매될 것이다”라는 기타리스트 닉 매카시의 말처럼 차기 레코딩을 미리 언급할 정도로 욕심 많은 밴드임에 틀림없다. 일찌감치 흥분을 토했던 해외 언론의 구색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앞으로 그들의 행보를 주목하면 더욱 재미있을 듯 싶다.


-수록곡-

1. Jacqueline

2. Tell her tonight

3. Take me out

4. The dark of the Matinee

5. Auf achse

6. Cheating on you

7. This fire

8. Darts of pleasure

9. Michael

10. Come on home

11. 40’

김獨(quincyjon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