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새로운 시도, 바로 팻 메스니 그룹이 꼬리표처럼 가지고 다니는 말이다.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연주 구성과 귀를 의심케 하는 화려하고 운치 있는 선율은 팻 메스니를 세계적인 '재즈 스타'로 만들었고 그 화려한 연주 일대기는 올해 2005년 <The way up> 으로 계속된다.
'새로운 것이 아니면 더 이상 재즈가 아니다'란 말이 있다. 바꿔 말해 재즈뮤지션은 “다음 앨범에선 어떤 스타일을 선보일 예정입니까?”란 질문에 답해야 하는 부담을 갖고 산다. 한 가지 스타일로 귀결되면 더 이상 재즈가 아니라는 이 냉혹한 현실에 재즈 뮤지션들은 매번 앨범 발표를 위한 고단한 창조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30여년 넘게 재즈계를 군림한 팻 메스니에게도 이번 신작 <The way up> 은 이전까지 선보였던 스타일을 접고 좀더 한 발짝 나아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긴 마찬가지였다.
좀더 개방적이고 열린 작업 환경을 원한 팻은 메이저 레이블 워너 브라더스와 결별, 군소레이블 논서치(Nonesuch)에서 새로운 비상을 준비한다. 팻의 기타와 라이 메이스의 건반, 스티브 로비의 베이스, 쿠옹 부의 트럼펫과 목소리 연주, 안토니오 산체스의 드럼이 이번 'The way up' 의 승무원들이다. 하모니카에 그레고리 마렛이 추가된 걸 빼면 2002년 <Speaking of now> 당시 라인업 그대로다. 다만 수록곡은 러닝타임 68분 10초의 'The way up' 한 곡만 수록 되 있다.
서곡과 파트 1,2,3 로 구성된 재즈 콘체르토 'The way up'은 팻의 야심찬 시도다. 앨범 발표 때마다 화제를 모으는 팻 메스니 그룹이지만 재즈 콘체르토라는, 이전까지 한번도 시도해보지 못한 이번 컨셉은 그야말로 '두려운 흥분' 자체다. 이제 그의 팬들은 그룹의 '기억 남는 곡' 대신 '기억 남는 연주 순간'을 만끽하라는, 다소 어렵지만 여전히 사랑스런 그의 음악 여행 행동 수칙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솔로 즉흥과 합주를 반복하며 연주는 물 흐르듯 노스텔지어를 행해 전진한다. 단번에 팻 메스니 그룹의 연주임을 알 수 있는 주제 선율이 파트 1과 2에서 등장한다. 80-90년대 팻 메스니 그룹의 주요 레퍼토리가 한꺼번에 오버랩되며 한때 귀를 의심한 팬들은 반가움의 미소를 머금는다.
멤버들의 어쿠스틱 연주는 한층 선명한 느낌을 자아내며 연주의 기품을 높였고, 팻의 트레이드마크인 기타 신시사이저와 라일 메이스의 키보드, 쿠옹 부의 트럼펫과 보이스는 각종 샘플링 사운드와 어우러지며 훨훨 나는 듯한 몽환감이 빛난다. 스위스계 미국인 그레고리 마렛의 하모니카는 팻 메스니 그룹에선 맛볼 수 없던 그루브 감을 가미시켜준다.
<The way up> 으로 팻은 자신의 연주가 계속 뻗어 나 갈수 있는 영역을 확보하는데 성공한다. 재즈 콘체르토라는 이 전대미문의 시도로 팻은 다시 한번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장르를 불문하고 새로운 앨범에서 보여줄 음악을 학수고대하게끔 하는 뮤지션은 그리 많지 않다. 가요에선 과거 조용필과 서태지가, 팝에선 비틀즈와 닐 영이었다면 재즈계에선 단연 팻 메스니다. 그의 음악은 여전히 진행하고 있다.
-수록곡-
1.overture
2.The Way up-pt.1
3.The way up-pt.2
4.The way up-pt.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