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내가 물씬 풍기는 앨범 <Pat Methney Group>은 그의 음악의 새로운 출발을 의미했다. '그룹'이라는 앨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건반 주자 라일 메이스를 비롯, 마크 이건의 아늑한 베이스 연주와 댄 고드리브의 정확한 드러밍이 어울리며 네 멤버간의 긴밀한 정겨운 대화를 들려준다.
'포크 재즈'라고도 불리는 팻의 기타 연주는 과거 60-70년대 밥 딜런이나 닐 영의 음악에서처럼 컨트리 뮤직의 흥겨움과 포크 음악의 서정성이 동시에 느껴진다. 그의 기타 연주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건 건반주자 라일 메이스 덕분이다. 정확하고도 섬세한 건반 터치에 부유하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메이스의 키보드는 팻의 기타만큼 그룹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 선율을 팻 메스니가 연주하면 라일 메이스는 알록달록한 색깔로 키보드 소리로 팻의 기타 연주의 허전한(?) 곳을 예쁘게 보완해준다.
수록된 6곡의 연주는 '재즈'라는 장르로 규정해버리기에는 그 독창성이 너무도 번뜩인다. 재즈음악의 느낌을 대변하는 즉흥성이 전면에 펼쳐지지만 클래식, 포크, 아트 록 등 여러 장르의 음악 자양분을 적절히 녹여낸다. 딩동댕 하며 시작하는 'San Lorezo'의 기타연주엔 꿈틀대는 생명감이 느껴지고 'April wind' 에서 들리는 12현 어쿠스틱 기타는 나른한 봄기운을 물신 느끼게 한다. 라일 메이스의 피아노는 과거 빌 에반스의 경우처럼 사색적이며 은은한 멜로디를 연주하지만 동시에 아트 록에서 접했던 키보드나 무그 신시사이저의 몽환적이고 풍부한 사운드가 짜릿한 감흥을 선사한다. 날렵하고도 공간감이 있는 신시사이저 연주는 라일 메이스의 손을 통해 'Phase dance' 종결부에 형용할 수 없는 전율을 전해준다.
팻 메스니 그룹은 탐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 귀에 자연스레 흘러드는 연주, 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독창성이 느껴지는 앨범 <Pat Methney Group>은 분명 또 하나의 음미해 볼 만한 탐스러운 재즈 퓨전 수작이다.
-수록곡-
1. San Lorenzo (Mays/Metheny) - 10:16
2. Phase Dance (Mays/Metheny) - 8:25
3. Jaco (Metheny) - 5:40
4. Aprilwind (Metheny) - 2:09
5. April Joy (Metheny) - 8:15
6. Lone Jack (Mays/Metheny) - 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