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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ter from Home
팻 메스니(Pat Metheny)
1989

by 김獨

2004.10.01

'개성 강한 재즈 작가' 팻 메스니의 대표작을 들라면 누가 뭐래도 그룹명으로 내놓은 1980년대 음반들, 즉 <Offramp>, <First Circle> 등이 빠짐없이 거론된다. 물론 80년대를 마무리하는 <Letter From Home>도 기필코 빼놓을 수 없는 명작이다. 1989년 봄, 뉴욕의 파워 스테이션에서 녹음된 이 앨범은 영원한 작업 파트너 라일 메이스와 밴드의 베이스주자 스티브 로드비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 전체적으로 스무드한 퓨전 재즈를 전개한다.

재즈 애호가라면 팻 메스니의 기타 음색을 단번에 구별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고뇌하는 기타리스트의 섬세한 기타 톤이 광채를 발휘한 첫 곡 'Have you heard'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듯, 광활한 대지 여행을 상상하게 만드는 거대한 스케일의 음(音)과 다채로운 편곡은 고급스럽고 꽤나 신비롭기까지 하다. 마치 한편의 예쁘장한 풍경화를 닮은 듯한 'Every summer night'처럼 수려한 멜로디라인과 청량한 소리샘의 절묘한 조화는 '영상이 그려지는 음악'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한국인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재즈 뮤지션을 꼽으라면 그 상위권의 꼭대기는 아마도 팻 메스니의 이름이 덩그러니 올라와 있을 것이다. 그것은 그만이 소유한 특유의 연주 색채가 확연히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건반주자 라일 메이스와 공동 작곡한 '45/8', '5-5-7', 'Beat 70' 등이 잘 말해준다. 조지 벤슨, 혹은 얼 클루의 기타를 간혹 판별하기 힘든 경우는 종종 있으나, 팻 메스니의 플레이 메이킹은 듣는 즉시 그가 떠오를 정도의 '팻 메스니 상표' 분명 그것이다.

그처럼 팻 메스니 그룹만의 독창적인 음악관은 이 음반에서도 여지없이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하나의 완벽한 미술 작품을 닮은 재킷 디자인은 재즈, 팝, 아트 록, 월드 뮤직을 넘나드는 다양성을 투영하고 있다. 당시 컨템포러리 재즈 앨범 차트 넘버원에 오르며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 아름다운 작품이다.


-수록곡-
1. Have you heard
2. Every summer night
3. Better days ahead
4. Spring ain't here
5. 45/8
6. 5-5-7
7. Beat 70
8. Dream of the return
9. Are we there yet?
10. Vidala
11. Slip away
12. Letter from home
김獨(quincyjon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