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탱 클랜은 언더그라운드 힙 합씬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1993년 데뷔작 <Enter the Wu-Tang (36 Chambers)>으로 이스트 코스트를 대표하는 최강의 힙 합 그룹으로 거듭났다. 단조로 진행되는 피아노 루핑, 불안한 듯 서두르는 리듬, 온 몸의 감각세포를 흥분시키게 하는 비트, 그리고 B급 영화를 떠올리는 샘플링과 스크래치 등은 이전까지는 생각지도 못한 랩의 영역이었다.
또한 우 맨션이라는 공동주택에서 함께 살며, 모든 생활을 공동체 정신에 입각하여 해나가는 그들의 애티튜드 역시 반목과 폭력으로 얼룩져가던 흑인 랩 진영을 크게 자극했다. 미국 사회의 마이너리티로 살아가는 흑인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좌표를 제시한 것이다. 흑인들의 비참한 삶과 죽음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내는 그들의 가사로 그런 맥락이다.
4년만에 내놓은 아홉 무사들의 두 번째 음반 역시 1집의 궤적을 그대로 추적하며 우탱 클랜의 영원함을 만방에 떨치고 있다. 오랜 목마름의 기간동안 슈퍼스타로 떠오른 멤버들이 솔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각자 펼쳐내던 독특한 래핑과 라임은 이 앨범을 통해 더욱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마디마다 서로 다른 멤버들이 쏟아내는 랩의 향연은 무려 26곡이 포함된 두 장의 CD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레이퀀의 부드럽게 읊조리는 스토리, 메소드 맨의 물 흐르는 듯한 라임, 고스트페이스 킬러의 들뜬 래핑 등이 압권인 'Cash still rules/scary hours', 올 더티 배스터드의 갱스터 랩, 인스펙터 데크의 리드미컬한 랩, 유 갓의 묵직한 랩 등이 번갈아 가며 터져 나오는 'Triumph' 등에서 잘 나타난다. 음악을 들으면서도 시각적인 상상력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르자의 프로듀싱 테크닉도 자신만의 블록을 만들어냈다. 1집의 테두리에 머물지 않고 보다 확장된 사운드를 일궈냈다. 미니멀리즘의 형식을 고집하면서도 여러 샘플링과 악기를 도입하여 세련된 사운드를 선사하고 있다. 바이올린의 차가운 면모를 부각시킨 'Reunited', 총격전이 벌어지는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애절하게 흘러나오는 키보드 사운드가 일품인 'The city' 등이 그것이다.
우탱 클랜은 단숨에 힙 합 앨범의 클래식 반열에 오른 데뷔 앨범의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이 앨범과 함께 주류로 복귀하는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자신들을 짓누르는 압박감의 또 다른 시작일 지도 모른다. 그 결과는 2000년 내놓은 세 번째 음반 <The W>가 잘 말해주고 있다.
-수록곡-
Disc.1
1. Wu-Revolution - (featuring Poppa Wu/Uncle Pete)
2. Reunited
3. For Heavens Sake - (featuring CappaDonna)
4. Cash Still Rules
5. Scary Hours (Still Don't Nothing Move But The Money)
6. Visionz
7. As High As Wu-Tang Get
8. Severe Punishment
9. Older Gods
10. Maria - (featuring CappaDonna)
11. Better Tomorrow
12. It's Yourz
Disc.2
1. Intro
2. Triumph - (featuring CappaDonna)
3. Impossible - (featuring Tekitha)
4. Little Ghetto Boys - (featuring CappaDonna)
5. Deadly Melody - (featuring Street Life)
6. The City
7. The Projects
8. Bells Of War
9. The M.G.M.
10. Dog Shit
11. Duck Seazon
12. Hellz Wind Staff - (featuring Street Life)
13. Heaterz - (featuring CappaDonna)
14. Black Shampoo
15. Second Coming - (featuring Tekitha)
16. The Clos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