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On wires
칼리 래 젭슨(Carly Rae Jepsen)
2026

by 한성현

2026.07.15

히트곡 ‘Call me maybe’와 ‘Good time’으로만 기억하든, 운 좋게도 < Emotion > 이후 평단이 주목하는 마이크로 팝스타가 된 서사까지 챙기는 사람이든 신곡은 당황스럽게 들릴 확률이 높다. 어린아이들의 수다를 몰래 녹음했나 싶은 보컬 샘플로 시작해 재즈와 소울 스타일의 피아노가 들어서고, 심지어는 사이키델릭한 음색의 기타도 잠시 얼굴을 비추더니 후렴은 난데없이 급습, 강타한다. 1980년대 신스팝에 헌신한다는 인식을 깬 2023년 < The Loveliest Time >과 비교해 봐도 변주가 낯설다.


‘I want you(너를 원해)’만 반복하는 코러스를 가리켜 칼리 래 젭슨은 누군가를 갈망하는 마음이 너무 큰 나머지 단순한 어구만을 반복할 수 없는 상태를 묘사한다고 설명했다. 가사를 보면 노래 전반에도 적용할 수 있는 해설이다. 세계가 불타는 중에도 상대방에 빠져 사랑에 허우적대고 있으니 과연 그 감정은 일상에 기묘한 예고를 날린 후 대비할 시간 없이 불쑥 덮치는 재해다. 24시간을 스물네 트랙으로 풀어낸 발매 예정 신보 < Day And Night >에서 오후 4시를 담당하는 곡은 그렇게 다시금 그의 무모한 로맨스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한성현(hansh99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