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게스트 보컬을 기용할 때는 그에 걸맞은 당위가 따른다. 처음부터 특정 가수를 생각하고 만든 곡이라든가, 원곡자보다 곡에 담긴 정서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가수라는 식의 이유다. 반면 정준일이 만들고 SOLE(쏠)이 부른 ‘첫사랑’에선 듣는 이가 납득할 만한 명분이 보이지 않는다. 곡의 구성과 전개 방식은 전형적인 정준일의 작법이고, 공기를 머금고 진성과 가성을 일정하게 오가는 쏠의 보컬은 단조롭게만 들린다. 노래의 선율과 가사가 심심한 가창을 압도할 만큼 특별한 것도 아니다. 성공적인 합작이라고 보긴 어렵다.

첫사랑
정준일
Feat.
쏠
2021
정민재(minjaej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