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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stic (Feat. 비와이)
정준일
Feat.
비와이
2016

by 홍은솔

2016.01.01

노이즈 낀 음향, 피아노의 선택적 배치, 그 위에 얹어진 메마른 목소리. 사랑이 떠난 후의 빈자리만 매만지던 그가 이제는 적극적인 방식으로 내면의 분열과 괴로움을 피력한다. 그동안의 디스코그래피 중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새로운 태도다. “I'm not a plastic.” 이것은 구원에의 외침. 아니, 절규에 더 가까울 것이다. 그야말로 위태롭다.


‘Plastic’ 안의 ‘너’는 대상의 정체부터 모호하다. 가사 속 “내 탄생의 원인”은 신(神)일 수도 있고, 부모일 수도 있으며, 연인, 혹은 거울 속의 나 자신일 수도 있다. 해석의 여지를 열어놓았기에 공감의 범위는 좀 더 넓어진다. 처음으로 협업한 래퍼 비와이(BewhY)와의 조화도 어색하지 않다. 서로 다른 이들의 화법이 유연하게 접합됐다. 이전에 없던 정준일이 생경하게 폭발한다.

홍은솔(kyrie175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