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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thing i wanted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2019

by 소승근

2019.12.01

내가 자살했는데 아무도 슬퍼하지 않고 심지어 사람들이 그 사실조차 몰랐다면? 빌리 아일리시가 꾼 꿈을 바탕으로 만든 ‘Everything I wanted’는 노래의 이 내용처럼 음침하고 우울하다.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앓고 있는 빌리 아일리시가 원하는 것은 타인으로부터 침범 받지 않는 자신과 오빠만의 세계. 정신적으로 불안하다는 동변상련은 빌리 아일리시와 그의 오빠 피니어스 오코넬을 서로 의지하게 만들었고 빌리 아일리시의 많은 노래들은 이 남매의 머리와 마음에서 나왔다.


나른하고 무기력한 빌리 아일리시의 보컬은 모든 것을 체념한 듯 낮게 읊조리고 오빠 피어니스 오코넬이 연주한 악기들의 음파는 한걸음 뒤로 물러나 있다. 무엇 하나 선명하고 뚜렷하지 않지만 이 흐릿한 점들이 모여서 선이 되고, 그 선이 뭉쳐서 면이 되듯 두 사람이 만들어낸 틈새는 신비로운 리듬 음악으로 환생했다. ‘ocean eyes’, ‘bury a friend’, ‘bad guy’를 이어갈 빌리 아일리시의 대표곡 리스트에 ‘Everything I wanted’는 누락되지 않을 것이다.

소승근(gicsuck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