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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eet livin'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
2018

by 김도헌

2018.01.01

퍼기의 휴식 선언 이후 1998년 메이저 데뷔 때처럼 다시 3인조가 된 블랙 아이드 피스의 시선은 다시금 거리로 향한다. 'Where is the love?'를 의미심장하게 재소환하는 'Street livin''으로 그들은 아프로 아메리칸들의 한 많은 역사를 한 구절 한 구절 비장하게 읊어간다. 특히 먀약과 가난, 폭력과 갱단으로 얼룩진 블랙 커뮤니티의 현실을 짚어가는 윌아이엠의 벌스는 훌륭한 미국 민낯 현대사 강의라 해도 될 정도다. '요즘 세상엔 인종 차별할 필요가 없지. KKK단보다 흑인이 흑인을 더 살해하니까.'같은 촌철살인의 시선이 비장하다. 간결한 드럼과 트럼펫 샘플로 빚어낸 소울 풍의 비트는 최근 연이어 컴백하는 밀레니엄 스타들의 '형식은 레트로, 메시지는 최신'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체제에 먹힐 것인가, 체제에 엿을 날릴 것인가?'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은 오랜 시간 누렸던 팝스타의 지위를 스스로 내려놓겠다는 선언이다. 컨셔스(conscious)하지 않은 블랙 아티스트가 더 드문 2018년. 이쯤 되면 도널드 트럼프가 문화계에도 대단한(?) 공을 세운 셈이다.

김도헌(zener121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