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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m boom pow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
2009

by 한동윤

2009.04.01

그룹의 수장 윌아이앰(will.i.am)이 일렉트로니카를 결합한 댄스 음악을 만들면서 일종의 음성 변조 기술을 조금씩 행하긴 하였으나 그때의 노래와 지금처럼 오토튠이 남발하는 시대에 듣는 이것은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다. 주류에서 흥행하는 댄스 팝, R&B, 힙합 음악가들 대부분이 오토튠을 교복으로 걸친 시대에 음악만 들어서는 이게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인지, 티 페인(T-Pain)인지 알아채기란 어렵다. ‘우리는 하나’를 주장하던 세계화의 기치는 결국 음악에도 힘을 뻗어 모두를 동일하게 만들고 있다.


사전 정보가 없다면 블랙 아이드 피스의 곡인지 전혀 모를 만큼 그들만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 홍일점인 퍼기(Fergie)의 목소리가 들려도 피처링이 아닌가 하는 판단만 선다.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도 좋지만, 특별한 리듬 구성과 샘플링을 이용해 박진감을 형성하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몹시 아쉽다. 이 단순 반복의 구성을 접해서는 지루함만을 느낄 뿐이며, 퍼기의 억센 멋을 도려내고 억지로 끼워 맞춘 기계음을 들어서는 팀의 장점인 생생함을 도저히 환기할 수 없을 듯하다. 이들에게 오토튠 교복은 어울리지 않는다. 제발 벗어라.

한동윤(bionicsou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