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드럼의 하이해트, 이펙터를 사용해 변조된 백 보컬, 노래와 겉도는 후반부의 어울리지 않는 색소폰, 공연 실황을 통해 다음 트랙으로 은근슬쩍 넘어가는 방식. 이렇게 ‘내 편이 돼줘’는 노래가 반드시 이러이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틀을 깬다. 어떻게 하면 다르게 표현할까를 고민한 흔적이 묻어 있는 이 곡에서 돋보이는 부분은 녹음이다. 크러쉬가 여러 스타일의 백 보컬을 녹음한 후에 오버더빙을 통해서 자신의 메인 보컬을 촘촘히 받쳐주었다. 가창력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면 택하지 않는 이 방법은 가창력이 뛰어난 미국 알앤비 가수 제임스 인그램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그만큼 노래에 자신이 있다는 방증이다.
업템포 발라드지만 호흡의 조절을 통해 보컬을 맛깔나게 요리했고, 가성과 힘을 뺀 창법으로 곡 분위기를 편안하게 이끌었지만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물리듯, 반복해서 듣게 되지 않는다. 지나치게 달고 기름기가 많기 때문이다. 크러쉬의 편이 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