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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 ko bop
엑소(EXO)
2017

by 정민재

2017.07.01

과연 영리한 프로덕션이다. 최신 일렉트로닉 댄스 팝을 고수하던 이들이 새롭게 꺼내든 카드는 레게. 레게의 리듬 판에 선명한 후렴, EDM 식 드롭을 배치해 듣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장르의 블렌딩이 잘 이루어진 코러스의 힘이 상당하다. 다양한 소리 요소를 균형 있게 끌어모으는 동시에 선율감을 놓치지 않았다.


보컬 파트의 향상된 곡 소화력도 주목할 점이다. 백현, 첸을 중심으로 레게의 끈끈함, 댄스 팝의 민첩함을 부족함 없이 표현했다. 음악에 적합한 가창으로 형성한 노래의 긴장감은 랩과 함께 맥없이 풀린다. 곡의 결함이라기보다는 래핑 자체가 빈약한 탓이 크다. 랩이 곳곳에서 흐름을 깨니 곡의 밀도가 기대를 밑돈다. 새로운 사운드를 통한 유의미한 외형 변화, 절반에 그친 내실 다지기.

정민재(minjaej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