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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X (BAD YEAR)
산이(San E)
2016

by 이택용

2016.12.01

‘이 시국에 래퍼들은 뭐하고 있나’라는 허무맹랑한 분위기가 조성된 지금 이 시점에 의외의 인물인 산이가 나섰다. 덕분에 ‘산이도 하는데 다른 래퍼들은 뭐하고 있나’식의 한 층 진화된 허무맹랑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성 혐오 논란을 제쳐두고, 애인의 외도에 대한 비난을 가장한 시국 비판은 답답하다. 가사 이곳저곳에 숨겨놓은 소극적인 풍자는 저렴하기만 하다. 사랑과 이별 노래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것을 그대로 사용한 듯한 비트 또한 부적절하다. 특정 단어를 반복하는 훅은 ‘Body Language’의 재탕. 속 시원한 비판과 재치 있는 풍자가 아닌 ‘돌려 까기’ 급급한 이 곡이 국민에게 작은 위로라도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택용(naiveplante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