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란듀란, 컬처클럽.. 공일오비 또한 그들과 다를 바 없게 되었다. 1990년에 발표된 1집 히트곡 ‘텅 빈 거리에서’에 나오는 가사(‘외로운 동전 두개 뿐‘ - 당시 공중전화는 한 통에 20원, 참고로 지금은 70원)에도 부연설명이 들어가야 하는 지금이니 말이다.
7080의 향수는 유달리 진하다. 이를 소재로 한 영화며 드라마, 노래는 적정선의 히트를 보장해주는 키워드가 된지 오래. 복고바람을 일으키고 카테고리를 만든 주역인 만큼 희미해진다 해도 자취를 감추는 일은 없으리라 본다.
그 시대를 온 몸으로 누볐던 공일오비는 어떻게든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청춘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만도, 무조건적인 경의의 마음도 아니었으리라. 지금보다 조금 더 순수하며 멋스럽다고 느꼈던 순간을, 1980년대의 공일오비와 같은 나이로 살아가는 현재의 세대들에게 해적판처럼 잊혀져가고 있는 자신들의 이름을 투영해 따끔하게 한마디 던져보고자 했던 건 아닐지.
‘새 것만 너무 좋아하지마 / 너희도 곧 늙어’ 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보컬은 1986년생이다. ‘우리’가 아닌 ‘너희’에서 드러나는 위화감. 빵빵하게 부푼 풍선은 여기서부터 바람을 빼앗기기 시작한다. 프로의 손을 빌려 철저하게 준비한 시대극 무대에 학예회에 갔어야 할 초등학생을 올려 보낸 것 이상으로 허무하다. 대사는 공중에 흩어지고 조명은 홀로 화려하다. 이왕 ‘그 때 그 시절’을 고수할 것이었다면 끝까지 고집을 부렸어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