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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만큼만 해주기 (feat. 김형중)
공일오비(015B)
Feat.
김형중
2007

by 임진모

2007.09.01

한동윤 지난 해, 10년 만에 선보인 공일오비의 새 앨범은 팬들에게 그다지 특별한 기쁨을 주지 못했다. 오랜 세월 기다린 맘을 달래줄 음악적 변신은 경향과 유행에만 입각했고 더욱이 그들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을 세대를 비추는 노랫말의 부재는 실망스러울 정도였다. 이번 싱글 역시 과거에 보여주었던 섬세함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어울리지 않게 대규모로 책정한 편곡은 가을 한 철 장사를 위해 작정하고 만든 것 같고 가사는 서정적인 멋도 별로, 평범할 대로 평범해져서 예전의 모습을 느낄 수가 없다. 공일오비는 사라지고 김형중만 남았다.


이대화 공일오비 음악은 고민한 흔적은 보이면서도 정작 매력적이진 않을 때가 있다. 듣고 난 뒤에 스트링, 코러스, 독특한 제목 정도만 기억되는 싱글이다.


박효재 뿅뿅거리는 오락기 사운드, 칩 멍크 등 첨단의 소리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것은 이렇듯 정갈한 멜로디가 아닐까. 살포시 떨리는 김형중의 음색은 미련하게 사랑에 올인했던 못난 남자들의 아픈 기억을 건드린다. 그럼에도 불편하지 않은 이유는 잔기교를 부리지 않는 스트레이트한 감정의 드러냄 때문일 것이다. 내 이야기를 대신해주는 것 같아 고맙기까지 하다.


배강범 ’받은 만큼만 해주기’를 듣고 있으면 문득 1990년대 가요와 2000년대 가요 사이의 크나큰 간극을 상기하게 된다. 015B의 < 6th sense >가 1996년작이니 어느새 11년이 흐른 셈이다. 그 사이 가요계의 판도는 상당부분 변화했고, 이오스(EOS)는 사실상 활동 중단에 이르렀으며, 객원보컬에서 솔로를 오가던 김형중의 목소리는 은연중에 부드러워졌다. 분명 ’구멍가게 소녀’와 ’받은 만큼만 해주기’는 아주 다르다. 곳곳에 실험적인 요소가 배치되었던 ’구멍가게 소녀’와 달리 ’받은 만큼 해주기’는 여러 면에서 전형적이다.


김형중의 목소리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015B의 이름보다는 유희열의 이름이 더 강하게 맴돈다. 그래서 "단독으로는 앨범을 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싱글을 연이어 낼 계획이다."라는 이들의 인터뷰 한 소절이 더 기억에 남는다. 곡 제목 ’받은 만큼만 해주기’는 어쩌면 다른 의미에서 디지털 싱글 시대에, 그리고 오늘날 가요계에서 대중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만큼만 혹은 그러한 지지를 받은 만큼만 내는 곡일지도 모르겠다.

임진모(jjinmo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