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의 새로운 곡과 마주하는 것만으로 가슴이 설렌다. 노래 창고 속 보물을 통한 천재의 재능 공유는 그 자체로 팝계에 큰 영광일 것이다. 물론, 이런 발매가 그의 뜻과는 무관하다. 분명한 것은 묻어두기에 아까운 유산이라는 이유로 향후 미발표 모음집 발매가 줄기차게 이어질 것이란 사실이다.
대중의 주목 속에 발매된 < Michael >엔 마이클이 없다. 목소리는 분명 팝의 황제가 맞지만 앨범엔 마이클 잭슨의 뜻 외에 너무 많은 이들의 의견이 덧붙여졌다. “이 앨범엔 존경심이 없다”며 프로젝트에서 하차한 윌.아이.엠.(Will.i.am)의 마음도 결국 이와 같지 않았을까. 발매된 첫 유작엔 거장을 향한 '경외심'보다 '판매'를 위해 매끈히 갈고 닦은 노력이 더 보인다.
앨범의 품질은 물론 뛰어나다. 에이콘(Akon), 레니 크라비츠(Lenny Kravitz), 테디 라일리(Teddy Riley) 등 일류 프로듀서들과 마이클의 측근이었던 매니저 존 브랑카(John Branca), 존 매케인(John McCain)의 손을 거쳤으니 당연한 결과다. 에이콘과 함께한 첫 싱글 'Hold my hand'는 매끈한 멜로디 라인과 탁월한 보컬이 잘 섞인 팝 곡. 2008년에 작업된 곡으로 마이클의 분량이 다소 적으나 흡인력 있는 선율을 통해 그의 팝 감각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다.
< Invincible >에 담으려다 무산된 후, 이번에 새롭게 실린 '(I can't make it) Another day'도 'Give in to me'가 연상될 만큼 록 적인 성향이 두드러진 곡이며, < Dangerous > 시기의 곡인 'Hollywood tonight', 'Breaking news'도 당시 뉴 잭 스윙의 향취를 고스란히 전하는 트랙들이다. < Ultimate Collection >에 데모 버전으로 실렸던 '(I like) The way you love me'와 < Thriller > 시절 작업된 담백한 발라드 'Much too soon'까지 지난 20년간의 터울을 두고 작업된 곡들은 세련미가 넘친다. 감격이다.
짜임새는 매끈하지만 이로 인해 유작으로써의 의미는 퇴색되었다. 오리지널 음원을 토대로 최근에 완성되었다는 것이 특히 그렇다. 오리지널 음원을 수록한 것과 그것을 이용해 완성했다는 것은 다른 내용. 그 자체로 타인의 추가적인 손길이 더해졌다는 의미다. 물론, 그의 명성에 걸맞은 결과물을 위한 조치였겠지마는 마치 마이클이 살아있기라도 한 것처럼 완벽을 기한 점이 오히려 본 작의 성격과는 맞지 않는다.
'(I can't make it) Another day'에 원래 있던 마이클의 백 보컬 대신 새로운 백 보컬을 더한 점이나, 피프티 센트(50 Cent)의 랩을 추가해 차려낸 'Monster' 등 수록된 대부분의 곡들이 마찬가지다. 마이클의 영역은 보컬 트랙에만 한정되어 있을 뿐 이를 떠받치는 음악은 고인이 아닌 프로듀서의 손에 의해 최종적으로 다듬어지고 마감된 곡들이라 아쉬움이 크다.
미발표 곡이 담긴 유작은 그 자체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미 고인이 된 그가 본 작의 최종과정에 관여하지 않았기에 높은 기대를 한 것도 아니다. 어차피 발매가 불가피한 것이라면 생전에 그의 손으로 마감된 상태의 노래를 통해 고인을 추억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본 작의 문제점은 완성된 미발표 보물 중에서 적합한 곡을 선곡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완성의 곡을 잘 포장해 내놓은 점에 있다.
이 같은 문제에도 이 앨범을 감싸 안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로지 마이클의 음성이 담겼기 때문이다. 작품에 담긴 마이클 잭슨의 목소리는 참으로 반갑지만, 향후 출시될 미발표 작품의 패턴이 이와 같을까 우려스럽다. 그가 세상을 등진 이상, 이후 '마이클 잭슨'의 이름으로 나올 미발표 곡들은 타인의 재배열, 재가공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그래야 그의 음악이다. 그것이 진정한 마이클 잭슨의 음악이다.
-수록곡-
1. Hold my hand (with Akon) (작사, 작곡: Aliaune Thiam, Giorgio Tuinfort, Claude Kelly) [추천]
2. Hollywood tonight (Michael Jackson, Brad Buxer, spoken bridge written by Teddy Riley)
3. Keep your head up (Michael Jackson, Eddie Cascio, James Porte)
4. (I like) The way you love me (Michael Jackson) [추천]
5. Monster (featuring 50 Cent) (Michael Jackson, Eddie Cascio, James Porte; rap written by Curtis Jackson)
6. Best of joy (Michael Jackson)
7. Breaking News (Michael Jackson, Eddie Cascio, James Porte)
8. (I can't make it) Another day (featuring Lenny Kravitz) (Lenny Kravitz)
9. Behind the mask (Michael Jackson, Ryuichi Sakamoto, Chris Mosdell)
10. Much too soon (Michael Jackson)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