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Raymond V. Raymond
어셔(Usher)
2010

by 홍혁의

2010.04.01

품절남이었던 어셔(Usher)가 솔로로 돌아오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미 아이까지 딸린 이혼녀이자, 연상의 스타일리스트와 의외의 만남을 이어간다 싶었는데 결과론적으로는 파국을 향해 치달은 셈이다. 아티스트의 이혼 소식이 타블로이드 신문 가십난에서도 외면 받을 정도로 무감각해진 것이 사실이지만, 어셔의 이번 앨범에 미친 영향력의 관점에서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선 노골적으로 작업의 전설이 귀환했음을 선포한다. 스스로를 여성의 육체와 심리를 통달한 학자(Modern scholar of anatomy / A doc of feminine chemistry)로 소개하는 'Pro lover'가 앨범 콘셉트를 응축해서 보여준다. 티엘시(TLC)의 멤버 로존다 토마스(Rozonda 'Chilli' Thomas)와 패션모델 나오미 캠벨(Naomi Campbell)에게도 만족하지 못했던 그인데 어련하겠는가.

물론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는 분위기가 연출되려면 쿵쿵 울리는 업비트에 말초신경을 자극할 만한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제격이다. 그 방면으로는 도가 튼 폴로우 다 돈(Polow Da Don), 방글라데시(Bangladesh), 단자(Danja), 짐 존신(Jim Jonsin)등이 앨범 크레디트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

전형적인 클럽 튠 사운드에 염증을 느끼고 수박 겉핥기식으로 앨범을 청취했다면 12번 트랙인 'Guilty'의 가사를 정독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자신이 벌여놓은 외도에 대해서 늘어놓는 어셔의 변명을 듣고 있자면 러닝 타임 3분 44초가 모자랄 정도다. 각각 섹시가이와 허슬러의 이미지로 치환되는 어셔와 티아이(T.I)가 나란히 오리발을 내미는 광경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좋을지.

물론 어셔가 보유하고 있는 선명한 고음처리와 그루브한 기교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방심하고 있을 순간에 발현되는 가느다란 미성이 '썩어도 준치'라는 속담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피아노 선율이 세련미를 완성시키는 'Foolin` around'같은 슬로우 잼 성향의 곡도 마냥 흘려들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부분은 어셔의 역량이 과도한 이미지 구축에 휩싸여 힘을 잃었다는 역설을 증명하기도 한다. 레토릭과 키치적인 요소만 난무할 뿐이지 정작 실속 있는 음악적 진전은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수록곡-
1. Monstar
2. Hey daddy (Daddy's home) [추천]
3. There goes my baby
4. Lil freak (Feat. Nicki Minaj)
5. She don't know (Feat. Ludacris) [추천]
6. OMG (Feat. will.i.am)
7. Mars vs. venus
8. Pro lover
9. Foolin' around
10. Papers
11. So many girls (Additional vocals by Diddy)
12. Guilty (Feat. T.I.)
13. Okay
14. Making love (Into the night)
홍혁의(hyukeui1@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