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음악인데 트로트 느낌이 난다면? 재즈팝 밴드 ‘윈터플레이’의 ‘집시걸’을 듣고 있다보면 분명 집시풍의 재즈 음악임에도 트롯같은 한국적인 요소가 느껴진다. 첫 간주부부터 쿵짝쿵짝하는 기타 리듬이 곡 내내 지속되며, 멜로디 역시 작위적으로 트롯적인 요소를 가미한 듯 보인다.
특히 중간중간 삽입되는 이주한의 트럼펫 소리가 일품이다. 마치 서커스단의 기예가 느껴지는 듯 트럼펫 고유의 소리를 ‘집시걸’의 컨셉에 맞게 잘 살렸다. 그런데 트럼펫 연주가 같은 멜로디로 무려 세 번이나 반복돼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트럼펫 연주의 멋을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체적으로 자칫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치에도 불구하고 혜원의 세련된 보컬로 재즈의 세련된 맛을 잃지 않은‘집시걸’이 참신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