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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Snow Bubble
윈터플레이(Winterplay)
2008

by 조이슬

2008.11.01

깨끗한 영상 위를 흐르는 아주 감미로운 선율의 '원 투 쓰리 포 버블, 버블'. 한 광고 음악에 삽입된 경쾌한 음들은 깔끔한 영상미와 더해져 금세 팬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트럼페터 '이주한'을 리더로 콘트라베이스(소은규), 기타(최우준), 보컬(혜원)로 이루어진 팝재즈 그룹 '윈터플레이'는 이렇게 'CF'라는 익숙한 접근을 통해 팬들에게 다가간다.

만약 '재즈'라는 장르를 온전히 보컬에만 한정지을 수 있다면 블루지한 톤의 나른한 음색은 분명 그것과 잘 어울린다. 허나 '재즈'라면 으레 따라오는 복잡한 코드워크와 어지러운 피아노 컴핑들은 들리지 않고 달콤한 가사, 경쾌한 리듬과 잘 들리는 캐치한 멜로디들만이 어우러진다. 보통의 트리오 편성(피아노, 베이스, 드럼)의 틀을 깨고 콘트라베이스, 기타, 트럼펫, 보컬의 구성으로 발표한 전작 < Choco Snow Ball >이 아직은 '재즈'가 상정하는 난해함을 벗어나지 못한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기존의 곡들에 광고에 삽입된 'Happy bubble'과 신곡 'Men are no good'을 추가한 이번 앨범에서는 드럼도 추가했다. 사뿐한 리듬감으로 좀 더 '팝'적인 감성을 싣겠다는 의지이다.

사실 전작의 'Hot sauce', 'Melon man'의 제목이 그려내는 시각적이고 재치 있는 감성들은 간결한 편성과 혜원의 오묘한 음색에 잘 녹았지만 느슨한 리듬은 가볍게 즐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고감도의 연주와 편곡은 재즈에 밀착하지만 언제 어디에서나 흥얼거릴 수 있는 사뿐한 멜로디. 그들은 이것을 광고음악을 통해 실험했고 그것의 결정타가 'Happy bubble'이었고 'Men are no good'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테크니컬한 독주의 화려함보다는 힘의 조율을 통해 보컬, 기타와의 균형을 맞춘다. 아주 진득하게 부르다('Winter blues') 어느덧 천진한 아이로 돌아온('Hey bob') 다채로운 창법의 변주는 다이내믹한 리듬감을 표현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전체적으로 영어로 채워진 가사지만 'zig zag zig zag'('Men are no good'), 'la la la la'('Who are you')등의 반복적이고 의미 없는 가벼운 노랫말들과 적절히 위트 넘치고 경쾌한 템포는 '재즈'라는 틀에 구속되지 않는 혜원의 보컬과 편안히 조응한다.

윈터플레이는 이 앨범을 통해 자신들에게 내재한 대중적 감성과 팝 가수로서의 재능을 맘껏 발산한다. 음악을 진지하게 듣는 팬들이 부족한 때에 이렇듯 자신들의 연주력과 하나 둘 써내려간 속삭이듯 포근한 선율의 아슬아슬한 접점은 너무나 상쾌하기만 하다. 매끄러운 연주이지만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는 감상용 앨범'이란 타이틀은 앨범을 관통하는 리더 이주한의 창작 에너지를 타고 깊숙이 전해진다.

-수록곡
1. Hot sauce
2. Melon man [추천]
3. Serivora
4. Quando,Quando,Quando
5. Holidays without you
6. Winter blues
7. Hey bob
8. Cannot forget
9. Who are you?
10. Happy bubble [추천]
11. Men are no good [추천]
12. You're in my heart
13. Pretty brown eyes
14. Farewell

Produced by 이주한
조이슬(esbow@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