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코가 전 미국을 지배하던 1977년 가을에 발표된 시카고의 11번째 음반 <Chicago XI>은 오프닝 트랙 'Mississippi delta city blues'부터 당시의 음악 경향을 따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디스코 밴드인 와일드 체리(Wild Cherry)나 케이시 앤 더 선샤인 밴드(KC and The Sunshine Band) 풍의 펑키(funky) 리듬과 그들 고유의 혼섹션이 어깨동무 한 이 곡은 제목과 달리 시카고의 음악 변화를 선언한 곡이다.
피터 세테라가 작곡한 'Baby, what a big surprise'가 다시 한번 싱글 차트 4위까지 오르는 빅히트를 기록하면서 그는 시카고의 실질적인 리더로 자리를 굳혔다. 'Take me back to Chicago'와 'Little one'도 63위와 44위에 랭크되었고, 건반 주자 겸 보컬리스트인 로버트 램(Robert Lamm)이 만든 'Policeman'과 오르간이 곡을 리드하는 'Vote for me'에서는 음악 소재를 정치적인 부분까지 영역을 넓혔다. 맑은 일요일 아침,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화창한 햇살 같은 느낌을 전하는 'Inner struggles of a man'과 'Little one'의 연결 곡은 클래식과 재즈, 그리고 록이 자신의 한계선을 넘지 않으면서 절충의 미학을 이룩한 인상적인 넘버이다.
<Chicago XI>은 이전의 음반들을 제작했던 프로듀서 제임스 윌리암 궤르치오(James William Guercio)가 참여한 마지막 작품으로 전작에 비해 변신의 폭이 많았던 LP이다.
-수록곡-
1. Mississippi delta city blues
2. Baby, what a big surprise
3. Till the end of time
4. Policeman
5. Take me back to Chicago
6. Vote for me
7. Takin' it on uptown
8. This time
9. Inner struggles of a man
10. Prelude (Little one)
11. Little 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