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우
데뷔/결성: 1998년
활동시기: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솔로
아티스트 소개
by 여인협
‘○○ 전문 가수’라는 한정수식은 유리상자만을 따라다니는 것이 아니다. 유리상자가 ‘신부에게’ 때문에 ‘축가 전문가수’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닌다면, 김연우는 ‘사랑한다는 흔한 말’과 ‘이별택시’, 토이의 객원가수로 참여한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과 ‘여전히 아름다운지’로 인해 ‘이별노래 전문 가수’라는 꾸밈말과 항상 함께한다.
모르는 사람의 경우, 이 수식어와 함께 김연우를 접한다면 그를 ‘이별 노래만 열심히 부르는 가수’로 인식할 법도 하다. 물론 그런 한정법은 김연우의 진가를 한참이나 떨어뜨린 잘못된 수식이다(‘꽃보다 남자’나 ‘연인’을 들어보라!). 그보다는 ‘그만큼 감성을 울리는 힘을 가진 보컬리스트’로 받아들이는 게 더 이 가수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빠를 것이다.
그는 명실 공히 ‘실력파’ 보컬리스트다. 호흡이나 발성 같은 기본기는 물론이고, 기교면에서도(녹음된 노래에는 잘 내세우지 않지만) 그와 대적할 남성 보컬은 만나기 어렵다. 그는 또한, ‘신뢰감 있는’ 보컬트레이너이기도 하다. 빅마마의 이영현, 에스지 워너비의 이석훈, 임정희 등의 보컬트레이너 경력과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 실용음악예술학부의 학부장이라는 타이틀까지. 이 정도면 굳이 더 말하지 않아도 그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설명 가능하지 않을까.
김연우는 공군 군악대 복무 후 참가한 1995년 제 7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다가오는 이별’이라는 곡으로 참가, 금상을 수상하며 음악인생을 시작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싱어송라이터로 인정을 받으며 시작을 했음에도 데뷔 이후로는 작곡에 거의 관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노래에 충실한 보컬리스트, 그 이상의 욕심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유희열과 조규만, 정지찬과 같은 든든한 인맥이 주위에 함께하기 때문일까.
그 중에서도 유희열과의 만남은 그에게 ‘운명’이었다. 1995년, 과 후배의 소개를 통해 이루어진 만남은 이 둘을 곧바로 녹음실로 직행하게 만들었고, 그 때 녹음한 곡이 바로 토이 2집의 수록곡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이라고 한다.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을 받는 곡의 탄생비화치고는 엄청난 속도감이다.
토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유희열의 지금까지 앨범 중, 김연우가 음악 신에 발을 담그기 전 발표한 1집을 제외하고 그가 참여하지 않은 유일한 작품이 있는데, 그것이 토이의 3집이다. 첫 솔로앨범 < 그대 곁엔 나밖에 >의 작업 때문이었지만, 이미 대중에 이름을 알려놓은 상황에서도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비단 김연우 뿐이 아니었다. IMF한파는 이 땅의 음악시장까지도 황량하게 얼려버렸던 것이다.
첫 만남부터 김연우의 실력에 감탄했던 유희열은 토이 4집에서 김연우를 토이의 객원보컬 중 가장 높은 비중으로 참여시키게 되었고, 김연우는 비로소 토이의 존재를 만방에 알린 일등공신이 되었다. 김연우가 없었다면 토이도 없었고, 토이가 없었다면 김연우도 없었을 상생관계는 이때부터 더욱 확고해졌다. 수록곡 중에는 ‘여전히 아름다운지’가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와 영화의 OST를 맡고 토이의 객원보컬로, 또 예비 가수들의 보컬 트레이너로 활동하던 중, 2004년에는 ‘연인’과 ‘이별택시’, ‘이미 넌 고마운 사람’이 담긴 차기작을 발표했다. 이 2집은 남녀가 만나서 헤어지고, 다시 또 회상하는 내용을 트랙 리스트 순서대로 영화처럼 담은 콘셉트 형식의 앨범이었다. 총 지휘는 역시 유희열이 맡았다.
대중적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은 세 번째 작품인 < 사랑을 놓치다… >였다. 앨범 제목과 동명인 영화의 OST로도 쓰인, 조규만 작곡의 ‘사랑한다는 흔한 말’ 때문이었다. 이것에 힘입어 더욱 인지도를 확고히 한 김연우는 서영은, 김현철의 앨범 작업과 수 가지의 드라마 OST 참여, 윤종신의 앨범 참여부터 최근의 프로젝트 프렌즈(Project Friends)까지, 활발한 활동을 계속해오고 있다.
가수는 ‘노래하는 사람’이다. 이 틀에서만 보았을 때, 김연우는 대한민국 톱클래스의 가수다. 그러나 ‘가수’를 넘은 그 이상의 뮤지션이라 말하며 갈채를 보내기에는 망설여진다. 무엇보다도, 유희열과의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오래 지속함으로 인해 그 둘의 이미지를 따로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이 한계로 작용한다. 어떻게 나오든, 어떤 모습일지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음악 활동만 15년이다. 이쯤 되면 개인적인 욕심을 부려도 될 만한 지점이 아닐까. 뮤지션은 가끔 엇나가는 게 멋있다. 그의 목소리 뿐 아니라, 음악 자체에서도 언젠가 그만의 멋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