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그늘진 언더그라운드에서 목숨을 부지해온 펄프를 오버그라운드로 끌어올린 작품. 글램과 팝, 록이 적당히 섞여있다. 또한 뉴웨이브와 포스트 펑크와도 맞닿아 있다. 데이비드 보위의 페르소나를 계승한 자비스 코커의 연극적인 보컬, 캔디다 도일의 싸구려 냄새나는 신시사이저는 이런 음반의 사운드를 주도하면서 밴드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Joyriders', 'Do you remember the first time?', 'She'a lady' 등의 트랙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펄프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음악만큼 중요한 것이 자비스 코커의 가사 쓰기이다. 일상생활에서 테마를 가져와 이야기 형식으로 진행되는 그의 노랫말은 대부분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처럼 사실적이고 세밀하다. 논란거리를 제공하기에 충분한 자극적인 내용도 있고, 냉소적이고 배배꼬인 블랙 유머도 있다.

타이틀에서도 나타나듯 이 앨범은 남과 여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 바로 섹스에 대한 여러 가지 스케치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성스럽고 신비스런 섹스가 아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섹스다. 누나 방 옷장 속에 숨어서 누나와 남자 친구와의 섹스를 목격하는 내용의 관음증에 대한 'Babies'단 한 곡만 살펴봐도 대번 알 수 있다. 그리고 'She's a lady', 'Pink glove', 'Acrylic afternoons'등도 마찬가지다.

-수록곡-

1. Joyriders (Cocker/Pulp) - 3:25

2. Lipgloss (Cocker/Pulp) - 3:34

3. Acrylic Afternoons (Cocker/Pulp) - 4:09

4. Have You Seen Her Lately? (Cocker/Pulp) - 4:11

5. Babies (Banks/Cocker/Doyle/Mackey/Senior) - 4:04

6. She's a Lady (Cocker/Pulp) - 5:49

7. Happy Endings (Cocker/Pulp) - 4:57

8. Do You Remember the First Time? (Pulp/Pulp) - 4:22

9. Pink Glove (Cocker/Pulp) - 4:48

10. Someone Like the Moon (Cocker/Pulp) - 4:18

11. David's Last Summer (Cocker/Pulp) - 7:01

12. Razzmatazz - 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