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 될지 모르는 잠재력과 태도, 아일릿의 초창기 슬로건은 성장기의 사랑과 유순한 전자음악으로 나름 일관되게 풀어지곤 했다. 자석 같은 끌림 ‘Magnetic’을 감각한 다음 아끼는 감정 ‘Cherish(My love)’를 알아가고 요동치는 마음을 형상화한 ‘빌려온 고양이 (Do the dance)’까지. 소녀들의 메신저 화면을 그대로 옮겨온 노랫말과 아일릿 풍 노스탤지어는 팀의 방향성을 묘사했고, 수록곡의 취향도 재밌는 단서였다. 코믹한 댄스 리듬에 침략당해 이번 곡에 이르러 완전히 점령당하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It’s me’에 이은 ‘체포하겠어’의 실험 정신은 쌓아 올린 이미지와 서사에 반기를 든다. 십수 년 전 감성을 포착한 인디 밴드 토마토맛 투입 등으로 가사의 힘이 아직 살아 있지만 재치에 집중할 수 없을 만큼 음악이 나아가는 방식이나 설정 목표가 달라졌다. 반복적인 충격 요법과 자극만이 아일릿을 차트 위로 견인한다는 가설. 설사 성과를 냈더라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멜로디의 양, 후렴과 후렴 사이를 이을 중간 파트 논리의 부재, 제목과 호루라기 소리만 남는 엉성한 증명에는 설득당하기가 어렵다. 정말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