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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DA (Whole different animal)
에스파(aespa)
Feat.
지드래곤
2026

by 손민현

2026.05.20

메타버스에 초대된 피터 팬에게 모두의 이목이 쏠린다. 뮤직비디오 찬조 출연 정도의 협업을 넘어 정상급 아이돌로서는 출신을 넘어선 완전한 음악적 합작, 에스파의 복귀에 새긴 지드래곤의 이름은 K팝 업계 전체에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일단 전형적인 ‘에스파 넘버’다. 어딘가 다른 놈들이 만나 동일한 선전문을 반복적으로 읊는 형태다. 광야는 이런 상상도 곧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구조적으로는 증명했으니 물론 큰 성과다. 그러나 이 혁명가들의 합동 연설을 보기 위해 무리 지은 관중을 설득할 내적 짜임새는 엉성하다.


아이유의 ‘팔레트’나 자이언티의 ‘Complex’가 좋은 선례로, 지드래곤은 랩 메이킹이든 독보적 위치의 연예인이든 자기 아우라와 스토리를 제시하며 피처링의 생명력을 얻는다. 이 가상 세계에서는 ‘Whole different animal’의 반복과 의도된 전환이 짧은 역할의 전부다. 곡을 따를 이유는 에스파의 추종자들에게도 충분치 않다. 호명과 선언을 반복해 온 ‘Supernova’나 ‘Rich man’이나 방식은 같았으나 차이는 설득력 있는 논거였다. 날 선 효과음이 점철된 ‘WDA’ 역시 단순 홍보 문구로 전락해 버린 쇠 맛에 정체성을 가뒀고 후반부 허밍은 특정성을 잃었다. 상징적인 음료 < Lemonade >에 걸맞은 시련을 스스로 부여했다.

손민현(sonminhyu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