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발버둥 쳐도 떼어놓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열일곱 살부터 난 네게 전부를 주었어.’ 어김없이 4년의 공백 후 돌아온 로드의 ‘What was that’은 ‘Green light’를 낳은 애인과의 지독한 추억, 혹은 노래 발매 바로 전날 촬영한 뮤직비디오 속 거대한 인파가 내비치는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향한다. 그에게는 주는 사랑과 받는 사랑 모두 허무함을 알고 있어도 끊을 수 없는 집착의 대상이다.
< Solar Power >의 자연주의 정신이 유한함을 깨달은 것일까. 도시로 돌아온 그의 곡에는 주류의 대안 지위를 부여한 < Pure Heroine >의 미니멀리즘 사운드와 텀블러 세대를 추종자로 포섭했던 < Melodrama >의 감수성이 섞여 있다. 과거를 묻는 제목과 달리 원망이 꿈틀대는 언어와 쉽게 분출을 허락하지 않는 구성의 엇박자는 새로운 프로듀서와의 파트너십을 알리며 새 앨범 < Virgin >에 대한 질문을 수집한다. 그렇게 우리는 또 한 번 그의 나이테를 따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