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다. 찬연한 신시사이저 리프는 아하(A-ha)의 ‘Take on me’를, 긴박한 드럼 라인과 속도감은 각각 스트록스의 ‘Hard to explain’과 위켄드의 ‘Blinding lights’를 연상케 한다는 증언이 결코 적지 않다. 다만 이러한 언급은 유사성의 지적보다도 시대를 이끌 관능의 아이콘인 해리 스타일스에게 그 후광을 이식하기 위한 경탄의 열거에 가깝다.
선대를 수용하는 태도부터가 정통 장르 안에서 조합을 추구하던 전작보다도 더 과감하다. 팝과 록의 외줄타기 같은 수식어가 부족할 정도로, < Harry’s House >의 선공개 트랙 ‘As it was’가 지향하는 목표는 ‘그 이상의 각인'이다. 경쾌한 1980년대 뉴웨이브 재료는 물론, 여러 록과 인디의 오마주를 가져와 화려한 조립을 펼친 곡은 짧은 길이에도 리드미컬한 구성과 다채로운 보컬 운용을 알뜰하게 배치하고 있다.
< Fine Line >의 초광각 렌즈가 여전히 그를 아이돌 출신으로 바라보던 이들의 좁은 시야를 넓혔다면, 'As it was'는 그 중력 자체를 무너뜨려 편견으로부터의 완벽한 탈피를 꿈꾼다. 여러 악기 사이로 맑은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아웃트로에서 그의 표정을 거듭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비록 일순간이지만, 마치 팝이라는 관대하고도 끈적한 구속복에서 해방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