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리 놀랄만한 행보는 아니다. 클래식 록에 뿌리를 두고 있는 트랙들이 원 디렉션 특유의 당 성분에 켜켜이 묻혀있었으니 말이다. 해리 스타일스의 첫 솔로 싱글 ‘Sign of the times’는 1970년대의 글램 록이나 아레나 록 심지어는 사이키델릭 록까지 재현하는데, 그 결과물이 상당히 훌륭하다. 보이 밴드의 고질적인 한계인 ‘고정된 타겟층을 노린 꼼수’ 또한 발견되지 않는다. 잔잔한 피아노에서 웅장한 코러스와 슬라이드 기타를 덧대 부피감을 조율한 사운드 메이킹이 특히 탁월, 원디렉션의 투어 공연을 따라다니겠다고 말썽을 피우는 10대 팬, 그 부모들도 몰래 숨어 좋아할 만한 곡이다.
Sign of the times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
2017
이택용(naiveplante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