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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구두
프로미스나인(fromis_9)
2017

by 조해람

2017.12.01

여러모로 논란이 있었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 아이돌 학교 >의 힘든 경쟁을 통과한 멤버들에겐 먼저 고생 많았다는 위로를 보내지만, 본격적으로 데뷔한 이상 이제는 자신들만의 무기를 들고 대중을 설득해야 한다. 그러나 ‘유리구두’가 변주하는 ‘파워 청순’과 ‘신데렐라 모티프’는 이미 너무 많이 소비되었고, 그 노래들 대신 ‘유리구두’를 꼭 들어야 할 이유도 부족하다. 곡에 ‘파워 청순’ 코드를 부여하는 것은 악보에 기입된 멜로디와 코드 진행, 그리고 ‘열일’하는 세션들이기 때문이다. 거친 드라이브가 걸린 기타와 내달리는 베이스에 비해 보컬의 존재감은 너무도 흐릿하다. 분위기가 막 오를 만하면 식어버리는 구성 역시 곡의 지향을 희석한다. 갓 데뷔한 그룹이기에 어느 정도의 미숙함은 어쩔 수 없겠으나, 그 미숙함이 밋밋함으로 이어진다면 조금 위험한 일이다.
조해람(chrbb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