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심심할 수도 있다. 신곡은 또 한 번 재현의 자세로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의 메인 스트림 작법을 정직하게 따른다. S.E.S.의 'I'm your girl', 'Just a feeling', 보아의 'Milky way'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그 시절 수많은 노래에서 들렸던 신스 효과음을 리플레이 하며, 스크래치, bpm 100을 웃도는 미디엄 템포로 거울의 선명도를 더욱 올린다. 에이핑크의 목표와 정확히 일치한다. 어른 대중의 추억에 '응답'하는 것.
전작과의 차이는 후렴에 대한 강박을 털어냄으로써 발현된다. 'NoNoNo'나 'Luv'의 인트로를 한 곡으로 확장한 격이다. 멜로디보다 리듬을 강조하는 방식. 이때 말하는 리듬감은 작곡자가 이미 직조한 악보에서 나오는 게 아니며, 벤딩을 적극적으로 쓰는 보컬, 주관적으로 부여되는 액센트에 따라 강조된다. 'Hush'의 어설픈 섹시(?)와는 차별화한, 그룹이 소화 가능한 범위 내에서 성숙한 이미지를 입었다. 다만 '순한' 가사는 유지해 정체성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담백하고, 넘치지 않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