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1도 없어
에이핑크(Apink)
2018

by 박수진

2018.07.01

‘Mr. Chu’, ‘LUV’, ‘FIVE’ 등 그간 고수해왔던 소녀의 이미지를 탈피해 사랑의 감정이 떠난 여성을 그린다. 한 층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도인데 실상 화자의 위치만 바뀌었을 뿐 인상적이지는 않다. 도입부터 보컬에 에코를 가득 넣어 만든 투박한 사운드와 후렴구에 힘을 실으려 일부러 피치를 조이는 등 거친 작법이 선율을 흐리고, 이차적으로 신조어인 것 외에 의미 둘 것 없는 가사도 문제다. 트로피컬 하우스의 향취가 느껴지긴 하지만 겉도는 양념일 뿐이며, 거의 매 부분 코러스를 너무 두껍게 입힌 탓에 화음은 없고 걸림돌만 남는다. 더 이상 아이돌 1세대를 뒤이은 아우라만으로 빛날 수는 없다. 데뷔 7주년을 맞아 달라지는가 싶던 변신은 그리 강렬하지도, 그리 완벽하지도 않다.
박수진(muzikis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