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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하와 얼굴들
2016

by 신현태

2016.06.01

여전히 장기하와 얼굴들의 음악은 자연스럽게 토킹 헤즈(Talking Heads)가 떠오르게 한다. 데뷔 초기부터 이 치명적인 기시감은 변함없이 지금에 이르렀다. 토킹 헤즈의 등장 역시 장기하와 얼굴들과 마찬가지로 ‘이건 뭐지?’였으니 한편으로 성공적인 충격 효과였을 테고 이는 성공적이라 하겠다. 하지만 미미 시스터즈와의 무대 위의 율동은 토킹 헤즈의 퍼포먼스마저도 그대로 가져왔다며 '단순 흉내' 정도로만 깎아내린 이들도 있었다.


장르 불문 모든 예술의 창조에 있어 참고와 참조, 빌려오기는 필수 수단이기도 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세상에 새롭게 알려지는 과정이 연속되기 때문에 색안경을 낄 필요도 없다. 특히 장기하와 얼굴들은 이런 과정을 끊임없이 답습하며 독자적인 음악 영역을 구축했고, 네 번째 앨범 < 내 사랑에 노련한 사람이 어딨나요 >를 통해서 이는 더 견고해졌다. 싱글 트랙 ‘ㅋ’의 음악적 큰 틀은 레게 리듬의 기타 커팅과 ‘키읔’으로 연결되는 의성어와 의태어로 무장한 ‘ㅋ’ 라임의 가사다. 한번만 듣게 되지 않는다. 장기하는 언제나 공감과 유희를 전하는 일류 이야기꾼이다.

신현태(rockersh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