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스럽다. 노라조의 ‘카레’ 뮤직비디오를 처음 봤을 때와 비슷한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 ‘Windy Day’는 지난 3월에 발매된 < Pink Ocean >의 리패키지 앨범 < Windy Day >의 타이틀곡이다. 이 곡을 ‘한 발짝 두 발짝’처럼 아련한 사랑 노래와 동일한 트랙 리스트에 위치시킨다는 건 실로 놀라운 기획이다. 살랑거리는 기타와 청명한 피아노가 부드러이 다가오고, 소녀의 포근한 음색이 몰래 속삭이듯 귀를 감싸는 와중에 눈치 없이 치고 나오는 인도풍의 기타 선율이라니. 도대체 무슨 이유로 들어갔는지 모를 이 공격적인 구간으로 인해, 차곡차곡 키워왔던 감정이 몽땅 망가졌다. 4분을 채우고자 같은 얘기를 또 하고 또 하는 것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2016년 상반기 가장 개연성 없는 노래다.
Windy day
오마이걸(OH MY GIRL)
2016
홍은솔(kyrie175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