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쌓은 화음과 곡을 지배하는 신스 사운드가 만드는 환상적 분위기, 가랑비 젖듯 서서히 중독되는 후렴과 고조된 몽환 기류의 정점을 차분하게 찍는 브릿지까지, 신인 걸그룹 답지 않은 과감한 차별화가 인상적이다. 이 용감한 시도를 끝까지 밀어붙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곡의 말미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특유의 ‘아이돌 랩핑’은 앞서 쌓아온 분위기를 완전히 뒤바꿔 놓는다. 잘 만들어온 긴장감을 무색하게 하는 조악한 랩이 탄식을 자아낸다.
Closer
오마이걸(OH MY GIRL)
2015
정민재(minjaej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