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땡기는 싱글은 아니다. 고개를 서서히 들어올리는 매력이 담긴 곡이다. 출발과 함께 내내 동행하는 날카로운 기계음이 거슬리게 다가올 수도 있겠으나, 소리 환경에 조금만 적응을 기하면 즐겁게 넘실대는 베이스 라인과 기타 리프, 캐치한 코러스 라인에 몸을 맡길 수 있을 테다. 게다가 2003년의 < Think Tank > 이후 내놓는 블러의 첫 정규 앨범 < The Magic Whip >의 리드 싱글이라는 점, 오랫동안 성사되지 못 했던 원년 라인업이 내놓은 출사표라는 사실이 곡에 시선을 고정시키게 한다. 지금 들리는 기타 소리는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던 그레험 콕슨의 것이다. 아무래도 곡보다는 의미에 무게가 쏠리긴 하다만 리드 싱글로는 이렇다 할 부족함이 없다.
Go out
블러(Blur)
2015
이수호(howard1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