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음악방송이 한 직캠 못 이긴다’라는 말을 속담사전에 등재시켜야 할지도 모르겠다. 단순히 TV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는 프로모션에 어떠한 이점도 되지 못하는 시대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활용도 이제 한계에 다다른 상태. < 케이팝스타 4 >에서 화제가 되었던 이진아만 보아도, 결국 대중은 누군가가 정확히 이슈거리를 포착해주어야만 반응을 하는 지점에 이르렀다. 무난한 평을 들었으면 그냥 지나갔을 법도 한 그의 노래가 세 심사위원의 자극적인 평가로 일거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으며, 열심히 음악방송을 돌아다녀도 되지 않던 것들이 하니의 자극적인 안무를 클로즈업하면서 가능해졌다. 문제는 그 관심의 본질이 음악 자체에 향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요즘 시대에 음악 자체의 힘으로 성공한다는 이야기는 정말 구전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말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 주객전도의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이야기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쇼비지니스의 노골적인 의도가 느껴지는 < 케이팝스타 >에 비하면, 그래도 이쪽은 그 붐이 일어나는 과정이 좀 더 자연스러웠다는 데에서 위안을 찾고 싶다. 안무의 선정성 측면을 내려놓고 보면 곡 자체의 완성도도 준수한 편이다. 소외되는 멤버 없이 각자의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으며, 리얼세션의 활용으로 사운드 자체도 풍성하다. 다만 이 곡이 왜 나올 당시에는 아무 반응을 얻지 못했는지, 그리고 이슈가 된 후에는 과연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할 만한 곡이 맞는지, 이러저러한 의문거리를 남긴다. 확실한 것은 SNS 시대의 접근 방법에 있어 직캠이나 개인 방송과 같은 '프라이빗 매체‘의 영향력이 더 커지리라는 전망이다. 대형 기획사를 제외한 영세 사무소들의 프로모션 전략, 원점에서 생각해봐야 할 때가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