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I Do
어쿠스틱 콜라보(Acoustic Collabo)
2014

by 여인협

2014.06.01

어쿠스틱 콜라보는 동질의 밴드들과 구분되는 매력이 있는 그룹이다. 포털 사이트 인디음악 관련 검색어 압도적 1위라는 '달달한 인디음악'의 범주에 포함되는 음악을 하면서도, 이 범주에서 활동 중인 대다수 밴드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작위적 감성은 옅다는 점이 그렇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소식이 뜸할 동안, 그룹은 변화를 맞았다. 이전까지 어쿠스틱 콜라보의 노래 대부분을 작사 및 작곡하며 팀을 이끌었던 김승재가 탈퇴하고, 새로운 얼굴의 기타리스트 우디 킴이 빈자리를 채웠다. 그룹의 보컬이자 얼굴인 안다은이 학업을 마칠 나이가 되며 좀 더 성숙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점도 변화 중 하나다. 3년 전의 1집과 지금의 2집을 비교해서 들어보면 그 차이를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멤버도, 작법도 변했지만 노래하는 이의 감성 자체도 달라졌다고 할까. 어찌됐든, 지금의 어쿠스틱 콜라보가 '브랜드 뉴' 어쿠스틱 콜라보가 된 것만은 확실하다.

< I Do >는 새롭게 발돋움한 그들의 매력이 잘 녹아든,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와 달콤한 분위기가 어우러진 앨범이다. 어쿠스틱 기타 위주의 작법을 하면서도 트랙별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가져가려 한 것이 주효했다. 덕분에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소편성 악기 구성도 단점으로 와 닿지 않는다. 목관악기의 싱그러움과 어쿠스틱 기타의 차분함이 공존하는 '휘파람', 앨범에서 가장 멜로디가 도드라지는 'I do', 지금 '썸'을 타는 이들에게 어울릴 사랑 노래 'Love you' 등이 추천할 만하다.

달지만 과하지 않고, 담백한 맛도 함께 지닌 음식을 맛본 기분이다. 사실 어쿠스틱 사운드를 메인으로 내세우는 밴드의 음악을 들으면서 (부정적 의미로) 닭살 돋는 기분을 안 느끼기가 어려운 요즈음이었다. 어쿠스틱 콜라보의 음악은 그렇지 않았다. < I Do >는 당분이 꼭 알맞게 함유된, 부담스럽지 않은 어쿠스틱 팝 앨범이다. 취향이 맞는다면 손을 뻗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수록곡-
1. 휘파람 [추천]
2. 응원가
3. I do [추천]
4. 사랑한다 말할까봐
5. My heaven
6. Dream
7. Love you [추천]
8. I do (inst.)
9. Dream (inst.)
여인협(lunariani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