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이 노래는 지나치게 처량하게 굴거나 짜증 날 정도로 징징거리지 않는다. 최근에는 총에 맞았다는 둥 심장이 없다는 둥 감정 과잉의 인위적, 자극적인 가사를 많이 펼치고 있지만 이는 히트를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 불발된 사랑의 여파는 표현마저 단순화하는 무기력함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더 많은 편이니까.

‘한여름 밤의 꿈’은 단순한 가사로 사랑에 실패한 이의 허망한 심정, 무력감을 나타내는 데에 주력한다. 쓸쓸한 통기타 연주와 서정적으로 들리는 허밍 코러스는 주인공의 슬픔을 늘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표현과 꾸밈없는 편곡은 노래를 두드러져 보이게 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침체성이 무척이나 일관돼서 밍밍하기만 하다.

헤어짐 후 무기력 증상을 겪어 본 사람은 그래도 노래에 심각하게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혹시 모른다. 이별을 예감하는 누군가에게는 더 가슴 시리게 다가올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