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하게 부드러운 멜로디, 그윽하지만 전달력 강한 그루브로 풍만하다. 수록곡들은 어느 것 하나 억센 소리를 내지 않는다. 리듬도 마냥 날뛰지 않고 절제하며 진행된다. 조용하고 다소곳한 중에도 아름다움과 적당한 흥취가 충분히 전달되고 있다. 미국 힙합 신의 신흥 세력으로 부상한 오드 퓨처(Odd Future)의 일원인 인터넷(The Internet)의 2집 < Feel Good >은 네오 소울 마니아에게는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앨범 제목처럼 'Feel good'이다.
보컬리스트 시드 다 키드(Syd Tha Kyd)와 프로듀서 매트 마션스(Matt Martians)로 이뤄진 이 혼성 듀오는 2000년대 초반에 언더그라운드에서 소규모로 일었던 전자음을 어느 정도 수용한 네오 소울을 주메뉴로 한다. 때문에 디제이 재지 제프(DJ Jazzy Jeff)의 < The Magnificent >, 킹 브릿(King Britt)의 < Adventures In Lo-fi >, 디제이 스피나(DJ Spinna)의 < Here To There > 등이 연상된다. 묵직한 신시사이저 루프가 인상적인 펑크(funk) 'Dontcha', 브로큰 비트풍의 쪼개지는 리듬이 살랑거리는 'Cloud of our own', 아날로그 신시사이저와 다른 전자음 소스가 함께 곡을 이끄는 'Runnin'' 등은 약 10년 전의 저류 한 순간으로 청취자를 유도한다.
대체로 감상하기에 쉬운 노래를 들려주지만 더러 난해하게 나가기도 한다. 상반된 분위기의 두 곡을 연결한 'Pupil | The patience', 중반부터 어둡고 탁한 반주로 표정을 바꾸는 'Cloud of our own', 초반과는 다르게 후반에 리듬의 여백을 늘려 을씨년스럽게 가공한 'Matt's apartment'가 그렇다.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이나 위켄드(The Weeknd)의 음악에서 경험할 수 있던 사이키델릭의 현대적 해석, 혼종 행위가 인터넷에게서도 나타난다. 자신들이 대중을 우선에 둔 순한 음악뿐만 아니라 어렵고 실험적인 양식도 동시에 모색함을 알리는 부분이다. 또한 요즘의 리듬 앤 블루스가 어떠한 경향을 보이는지도 인지하게 한다. 복잡한 일렉트로팝의 반주에 R&B와 랩이 뒤엉킨 데뷔 앨범의 끔찍한 모호함을 극복한 통일성 있는 난해함이다.
재지팻내스티즈(Jazzyfatnastees)와 유사한 간드러지는 선율과 보컬, 공연을 함께해 온 백 밴드의 실제 연주와 전자음이 어우러진 푸근하면서도 미끈한 반주는 그야말로 고혹적인 맵시를 뽐낸다. '녹는다'는 표현이 그렇게 잘 어울릴 수 없다. 이제껏 많은 매체가 뽑은 최우수 네오 소울 앨범 리스트에 누구 하나를 밀어내고 들어가도 될 만큼 준수하다. 희미한 과거의 문법이 돼 버린 네오 소울의 눈부시게 새로운 첫 장이 쓰였다.
-수록곡-
1. Tellem (Intro)
2. Sunset (feat. Yuna)
3. Dontcha [추천]
4. You dont even know (feat. Tay Walker) [추천]
5. Pupil | The patience
6. Red balloon [추천]
7. Cloud of our own [추천]
8. Runnin' (feat. Tay Walker) [추천]
9. Matt's apartment
10. Shadow dance
11. Wanders of the mind (feat. Mac Miller)
12. Partners in crime part two
13. Higher times (feat. Jesse Boykins II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