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싱글을 잘못 선택했다. 작곡과 피처링에 등재된 래퍼 숀 크라이스토퍼(Shawn Chrystopher)를 배려한 첫 싱글 'Alligator sky'의 실패는 예상이 가능했다. 2009년 전미 차트 정상을 차지한 'Fireflies'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아울 시티(Owl City)는 신선함이 퇴색하고 멜로디가 작위적인 'Alligator sky'에 이어 곧바로 흥겨운 'Galaxies'와 1980년대 파워 팝을 떠올리는 경쾌한 'Deer in the headlights'를 후속 싱글로 연달아 공개했다. 재빠른 결정이다.
'2011년에 들려주는 1980년대의 신스 팝'이라는 새로움으로 승부를 건 아울 시티는 이미 30여 년 전에 전자음악이 인간적이지 않다는 비판 받은 것을 인식하고 있다. 그는 참신하지 못할 < All Things Bright And Beautiful >를 위해 전작 < Ocean Eyes >보다 선명한 멜로디와 밝은 리듬 그리고 힘을 불어넣었다. 'Deer in the headlights'와 'Galaxies', 'Honey and the bee'는 향상된 선율을, 'Kamikaze'와 'Dreams don't turn to dust'는 파워가 넘친다.
하늘을 선망하는 몽상가식의 노랫말과 파스텔 톤 사운드라는 아울 시티의 기본 구조에는 변화가 없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자살 특공대처럼 혜성이 자기에게 떨어진다는 'Kamikaze'와 은하수를 소재로 한 'Galaxies',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챌린저호 폭발의 추도사를 그대로 수록한 'January 28, 1986' 그리고 아이튠 일렉트로닉 송 차트 정상에 오른 'Alligator sky'까지 그의 노래는 하늘과 구름, 우주를 그리고 탐미한다.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팝 버전이다. 동시에 'The real world'와 'Angels'는 두 발을 땅에 붙여 현실과 초 현실을 넘나들며 뜬 구름 잡는 노랫말이라는 세인들의 비판에서 면죄부를 청구한다.
'Kamikaze'와 'Alligator sky', 'Dreams don't turn to dust'에서는 바이올린과 첼로 연주를 동원해 자신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확장했고 'Dreams don't turn to dust'는 드럼 사운드를 강조했다. 캐나다의 싱어 송라이터 다냐 매닝(Danya Manning)의 음색과 비슷한 미국 미네소타 출신의 브리앤 뒤렌(Breanne Duren)과 듀엣으로 부른 포크와 뉴웨이브의 퓨전 넘버 'Honey and the bee' 모두는 자신의 이미지 고착화를 방지하듯 방부제를 친 노래들.
'Fireflies'가 수록된 < Ocean Eyes >의 성공으로 파트타임 뮤지션에서 전업 아티스트가 된 원맨 밴드 아울 시티의 이 음반은 빌보드 앨범차트 6위까지 상승했지만 하늘을 보며 꿈을 꾸고 이상(理想)을 갖자는 건전가요 식의 가사는 확실하지 못한 미래를 걱정하는 보통 사람들에겐 깊이 와 닿지 않는다. 아울 시티의 세 번째 정규앨범 < All Things Bright And Beautiful >는 '21세기의 어린 왕자' 같은 앨범이다.
-수록곡-
1. The real world
2. Deer in the headlights [추천]
3. Angels
4. Dreams don't turn to dust
5. Honey and the bee [추천]
6. Kamikaze [추천]
7. January 28, 1986
8. Galaxies [추천]
9. Hospital flowers
10. Alligator sky (feat. Shawn Chrystopher)
11. The yacht club
12. Plant life
13. Alligator s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