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미지
One Of The Boys
케이티 페리(Katy Perry)
2009

by 박효재

2009.08.01

케이티 페리(Katy Perry)의 앨범 < One of the boys >가 두 곡의 리믹스를 추가해 다시 나왔다. 10대 소녀들은 물론이요 마돈나까지 관심을 보인 케이티 페리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패션까지 화제가 되는 케이티 페리의 인기 요인은 뭘까.

쿨한 충격요법을 즐기는 케이티 페리의 행보를 보면서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그녀가 개방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랐으리라고 짐작할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녀는 아버지, 어머니 모두 목사인 엄격한 집안에서 성장했다. 사춘기 소녀 때까지는 음악도 가스펠만 들었다.

그에 대한 반발이었을까. 케이티 페리는 원래 금발인 머리까지 검은 색으로 바꾸고 급기야 그녀의 부모가 들으면 저속하다할 팝음악을 하게 된다. 그런 반항의 중심에 노랫말이 자리한다. 나는 여자와 키스를 했다는 'I kissed a girl', 남친의 초식남 스타일이 싫다는 'Ur so gay' 모두 음악보다는 파격적인 가사로 화제에 올랐다.

파격적인 가사와는 대조적으로 음악 스타일 자체에 특별한 것은 없다. 전반적으로 록의 에너지가 꿈틀대는 사운드와 선이 굵은 보컬은 켈리 클락슨(Kelly Clarkson)을 떠올리게 한다. 힘으로 음을 꽉 눌러놨다가 터뜨리는 보컬이 짜릿한 'I kissed a girl'을 들어보면 분명해진다.

하지만 켈리 클락슨이 스트레이트한 록커 이미지에 가까운 반면 케이티 페리는 팝의 문법에 충실하며 음색 또한 서늘한 켈리 클락슨과 달리 굉장히 따스하다. 느릿한 호흡으로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Lost',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의 비트감을 연상시키는 'Ur so gay'가 좋은 예다. 록발라드 트랙 'Thinking of you'에서도 시원한 고음보다는 부드러운 보컬의 질감을 강조한다.

팝과 록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 다년간의 보컬 트레이닝으로 기본기가 탄탄한 케이티 페리의 노래는 만족스러운 청취경험을 선사한다. 애절한 멜로디와 깔끔한 고음처리가 인상적인 첫 곡 'One of the boys'를 시작으로 어느 곡 하나 수준 이하인 것이 없다. 그 중에서도 댄서블한 'Hot n cold'와 전형적인 팝록 넘버 'Self inflicted'는 하이라이트다.

현재의 상황만 놓고 보자면 케이티 페리의 미래는 긍정적이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자기음악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곱상한 외모와 튀는 패션이 그녀의 스타성까지 담보하는 덕분이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개성의 부족이다. 퀄리티 자체만 놓고 보자면 수준급의 성과물을 내놓았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하루가 멀다하고 스타들이 터져나오는 팝록씬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연타석을 홈런을 쳐야한다.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성의 확보가 시급하다.

-수록곡-
1. One of the boys [추천]
2. I kissed a girl [추천]
3. Waking up in vegas
4. Thinking of you
5. Mannequin
6. Ur so gay
7. Hot n cold [추천]
8. If you can afford me
9. Lost
10. Self inflicted [추천]
11. I'm still breathing
12. Fingerprints
13. Hot n cold (manhattan clique remix)
14. I kissed a girl (morgan page remix)
박효재(mann616@hanmail.net)